[제국의 칼] (205) 제1부전야 제4장 흔들리는 바다(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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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와키사카가 끝까지 완강하게 칙서에 담긴 요구조건을 거절할 경우
오쿠보는 품안에서 단도를 꺼내어 빼들고서 두 사람이 회견을 하고 있는
실내로 뛰어들어가 와키사카를 찔러죽이고,자기도 그자리에서 자결을 할
각오였다. 말하자면 수행원이 자객으로 돌변하는 셈이었다.
그런 사건은 흔하지는 않았지만,그렇다고 아주 드문 일도 아니었다. 중대한
담판 때 피끓는 사무라이가 자기의 상전을 위해서 곧잘 사용하는 수법
이었다.
오쿠보가 헛기침을 한 것은 그런 낌새를 미리 내풍겨서 와키사카가 눈치를
채어 속으로 떨게 하기 위해서 였다.
아니나 다를까,와키사카는 바짝 긴장이 되어 얼굴에서 핏기가 가시고
있었다. 이런 경우에 화를 낸다거나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기라도 하면
자기의 운명이 어떻게 된다는 것을 그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는 바짝
굳어진 채 말없이 가만히 앉아 있었다.
히사미쓰도 속으로 놀라고 있었다. 수행원으로 따라온 오쿠보가 그런 각오
까지 하고 있는 줄은 미처 짐작을 못했던 것이다. 만약 그와같은 불상사가
일어난다면 자기의 신세도 십중팔구 끝장인 것이다.
두 사람은 서로 두려운 눈길로 마주보고 있었다. 방안에 긴장과 불안에
휩싸인 무거운 침묵이 흘렀다.
실내의 그런 분위기를 눈치채자,오쿠보는 다시 한 번, "어험!어험!" 하고
헛기침을 내뱉었다. 한결 강도가 높은 헛기침이었다.
그러자 히사미쓰는 아랫배에 지그시 힘을 넣으며 와키사카에게 들이대듯이
말했다.
"어떻게 하시겠소?"
"알았소"
"알다니요?그럼 승락을 하시는 건가요?"
"나 혼자서 결정을 내릴 수 없는 문제니까,서둘러 다시 논의를 해보도록
하겠소"
이미 그 어조가 굴복 쪽으로 기울어져 있음을 안 히사미쓰는,
"좋아요. 그럼 곧 만족스러운 회답이 있기를 기다리기로 하고,오늘은
이만 물러가겠소" 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오쿠보도 그말을 엿듣고 가만히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다시 칙사인 오하라를 입성케 하여 대접견실에서 쇼군 이에모치가
정식으로 답서를 건네준 것은 그로부터 십여일이 지난 뒤였다. 그
접견장에 히사미쓰도 동석을 했다.
오쿠보는 품안에서 단도를 꺼내어 빼들고서 두 사람이 회견을 하고 있는
실내로 뛰어들어가 와키사카를 찔러죽이고,자기도 그자리에서 자결을 할
각오였다. 말하자면 수행원이 자객으로 돌변하는 셈이었다.
그런 사건은 흔하지는 않았지만,그렇다고 아주 드문 일도 아니었다. 중대한
담판 때 피끓는 사무라이가 자기의 상전을 위해서 곧잘 사용하는 수법
이었다.
오쿠보가 헛기침을 한 것은 그런 낌새를 미리 내풍겨서 와키사카가 눈치를
채어 속으로 떨게 하기 위해서 였다.
아니나 다를까,와키사카는 바짝 긴장이 되어 얼굴에서 핏기가 가시고
있었다. 이런 경우에 화를 낸다거나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기라도 하면
자기의 운명이 어떻게 된다는 것을 그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는 바짝
굳어진 채 말없이 가만히 앉아 있었다.
히사미쓰도 속으로 놀라고 있었다. 수행원으로 따라온 오쿠보가 그런 각오
까지 하고 있는 줄은 미처 짐작을 못했던 것이다. 만약 그와같은 불상사가
일어난다면 자기의 신세도 십중팔구 끝장인 것이다.
두 사람은 서로 두려운 눈길로 마주보고 있었다. 방안에 긴장과 불안에
휩싸인 무거운 침묵이 흘렀다.
실내의 그런 분위기를 눈치채자,오쿠보는 다시 한 번, "어험!어험!" 하고
헛기침을 내뱉었다. 한결 강도가 높은 헛기침이었다.
그러자 히사미쓰는 아랫배에 지그시 힘을 넣으며 와키사카에게 들이대듯이
말했다.
"어떻게 하시겠소?"
"알았소"
"알다니요?그럼 승락을 하시는 건가요?"
"나 혼자서 결정을 내릴 수 없는 문제니까,서둘러 다시 논의를 해보도록
하겠소"
이미 그 어조가 굴복 쪽으로 기울어져 있음을 안 히사미쓰는,
"좋아요. 그럼 곧 만족스러운 회답이 있기를 기다리기로 하고,오늘은
이만 물러가겠소" 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오쿠보도 그말을 엿듣고 가만히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다시 칙사인 오하라를 입성케 하여 대접견실에서 쇼군 이에모치가
정식으로 답서를 건네준 것은 그로부터 십여일이 지난 뒤였다. 그
접견장에 히사미쓰도 동석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