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철도 차종선정과 함께 사업참여를 희망한 국내업체들의 움직
임이 급박해지고 있다.
그 중 신호체계와 통신부문에 참가하는 국내 전자업체들의 경쟁
이 가장 치열하다.
4천억원 규모의 신호처리 장치 사업에는 삼성전자와 금성산전
그리고 뒤늦게 참여방침을 굳힌 현대전자가 3파전을 벌이게 됐다
고속철도의 신호체계는 현장에서 속도를 조정하는 ATC장치와
중앙제어장치인 CTC장치로 나뉘는데 CTC장치는 상당부분 국내
기술 축적이 이뤄진 단계지만 핵심기술인 ATC장치는 전량 기술
도입에 의존해야 할 형편이다.
금성산전은 현재 CTC장치를 자체 개발해 철도청과 지하철공사
에 납품하고 있는 점을 부각시킬 방침이고 삼성전자는 프랑스 G
EC 알스톰사와 오래전부터 기술협약을 맺고 있는 점을 들어 유
리한 고지를 점하려 하고 있다 또 오디오 비디오 시스템을 비롯
한 각종 무선통신장비 사업에도 삼성전자와 현대전자가 4천억원규
모의 사업을 잡기 위해 각기 이 회사와 물밑 접촉을 벌이고 있
다. 이밖에 고속철도용 전기케이블시스템 사업에는 금성전선과 대
한전선이 컨소시엄형태로 참가키로 하고 곧 견적을 제출할 계획이
다.한편 차량제작사업에 참여를 희망하고 있는 현대정공,대우중공
업,한진중공업등 3개회사는 국내업체의 과열경쟁을 자제하려는 정
부의 방침에 따라 컨소시엄 형태로 고속전철사업에 참가하기로 지
난해 합의했었다.
그러나 이것은 업체간의 합의와 정부의 방침일 뿐 기술이전 주
체인 알스톰사와의 합의사항은 아니어서 알스톰사가 국내 3개사
중 한 업체만을 협력대상으로 선정할 가능성도 있다.
이에 따라 이들 3사는 합의사항에도 불구하고 고속철도사업 관
련 인력을 총동원해 경쟁사의 동향을 살피는 한편 각기 비밀리에
알스톰와의 접촉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차량제작비 규모는 1조2천억원대에 이르며 이중 50%는 국산
화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