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안 구 일본총독관저(구본관)가 오는 11월15일까지 철거돼 완전
분해된다.
조달청은 26일 오후 청사 제1입찰실에서 구 일본총독관저 철거 공사
의 입찰을 실시, 4억4천3백만원을 제시한 한림건설을 공사업체로 결정
했다.
공사는 <>현재 창고로 사용하고 있는 건물을 수리해 구 총독 관저안
에 들어 있는 의무실과 간이식당을 이전한 뒤 <>본격 철거작업을 하고
<>조경작업을 하는 3단계로 실시된다. 한림건설은 이 3단계공사를 일괄
해 맡으며 의무실과 식당의 이전공사가 끝나는 10월5일경 본격 철거작
업에 들어가 11월15일 공사를 완료한다.
조달청은 이에 따라 지난 18일 입찰공고를 냈는데 부산의 한 건설업
체로부터 색다른 제의가 들어오기도 했다. "돈을 한푼도 받지 않고 공
사를 해주는 대신 관저건물을 옮겨가고 싶다"고 요청해온 것. 건물을 관
광단지 등에 그대로 복원해 관광자원이나 역사 교육장으로 활용하고
싶다는 뜻이었다.
청와대비서실은 경비절감의 측면에서도 그럴듯하다며 이 방안을 일단
김영삼대통령에게 보고했다.
그러나 김대통령의 답변은 "안된다"였다.
김대통령은 홍인길총무수석으로부터 이 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요즘
도 친일파가 있느냐"고 일축해 버렸다는 후문이다.
홍수석은 이와 관련, "일본잔재의 청산차원인 만큼 하나의 흔적도 남
기지 말고 없애야 한다는게 대통령의 뜻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철거작업에는 무진동 무소음의 첨단 철거장비가 동원된다. 한 관계자
는 "이 작업을 하게 되면 돌멩이 하나하나까지 관저의 잔해가 가루처럼
부서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