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카스에서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이르기까지 자동차를 생산 또는
수입하는 업자들은 요즘 승용차 트럭 할것없이 쏟아지는 구매주문에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중남미 각국의 자동차산업이 전대미문의 호황을
누리고 있는 것이다.

지난 상반기중 중남미국가의 전체자동차판매대수는 작년 같은기간에 비해
32%나 증가한 100만3,000대로 사상최고치를 기록했다. 아르헨티나에서는
지난해보다 21%,브라질에서는 48% 증가한 판매실적을 기록했으며
콜롬비아에서는 무려 175%의 증가율을 보였다.

미국의 제너럴 모터스(GM)는 올해 중남미에서의 자동차판매량이 이제까지
최고치인 80년의 240만대를 훨씬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중남미 전역을 휩쓸다시피하고 있는 자동차붐의 원인은 나라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경제회복과 수입자유화등에 힘입은 바 크다.

아르헨티나의 경우 3년전만 하더라도 천정부지로 치솟는 인플레와
경기침체속에 자동차산업의 미래란 생각조차 할 수 없었다. 지난 90년
피아트와 푸조를 만드는 세벨및 포드와 폴크스바겐의 합작 컨소시엄인
오토라티나가 생산한 양은 고작 9만9,639대 뿐이었다. 당시 인구가
3,300만명이었음을 고려하면 보잘것없는 양이었다.

지난 91년 4월 카발로 도밍고 신임 경제장관이 경제안정책을 내놓으면서
사정은 달라지기 시작했다. 정부는 산업계에 대한 각종 세율을 대폭
낮췄고,자동차업계는 이에따라 제품가격을 35%나 인하했다. 자동차산업은
이후 급성장을 거듭했다. 91년에는 총생산대수가 40%가량 늘어났고
92년에는 이의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올해 7월말 현재까지의 생산대수는
작년 같은기간에비해 약35%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콜롬비아와 베네수엘라의 자동차붐은 수입자유화 덕분이다. 양국은
90년대에 들어서면서 자동차에 대한 수입관세를 종전의 100%와 80%에서
40%로 대폭 내렸다. 수입가격이 낮아졌고 판매량은 급증하기 시작했다.

브라질의 지난 상반기중 자동차 판매량은 49만1,753대로 작년 같은기간
보다 48%나 증가했다. 올해의 총생산량은 120만대로 사상최고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브라질 국민들의 자동차에 대한 선호는 이 나라가 겪고 있는 극심한
인플레 때문이기도 하다. 현금을 소유하는 것 보다는 사용가치와
보유가치를 동시에 지닌 자동차를 사두는 것이 훨씬 유리하다.
<강진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