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내년도 유류관련 특별소비세를 올해(2조원)보다 1조원 늘어난 3조
원 가량을 걷어 전액 사회간접자본(SOC)재원으로 투입할 계획이다.
그러나 세수 징수방안을 놓고 예산당국인 경제기획원은 휘발유,경유등 일
부 유종에 한해 특소세를 대폭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반면 에너지
정책 주무부처인 상공자원부는 휘발유,경유의 특소세는 소폭 올리되 그대신
등유,LNG(액화천연가스)등을 과세대상에 포함시킬 것을 주장하고 있어 귀추
가 주목된다.
31일 관계기관에 따르면 우리 경제의 현안으로 등장한 SOC 투자재원 마련
을 위해 내년에 신설되는 "교통세(가칭)"의 징수규모를 약 3조원으로 늘려
내년 예산에 반영하기로 관계부처간에 의견접근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기획원은 늘어나는 세수충당을 위해 현행 1백9%(기본세율 1백%+
탄력세율 9%)인 휘발유 특소세율을 1백50%로 41%포인트 대폭 올리고 경유도
현행 9%(기본세율 10% 탄력세율 1%)를 20%로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기획원의 이같은 방침이 그대로 현실화될 경우 유류관련 특소세 징수규모
는 올해 2조1천70억원(추정치;휘발유 1조7천3백5억원,경유 3천68억원,LPG6
백98억원)에서 내년에는 3조1천3백32억원(휘발유 2조3천8백14억원,경유6천8
백20억원,LPG6백98억원)으로 크게 늘어나게 된다.
이에 반해 상공자원부는 휘발유 특소세율을 1백50%로 인상할 경우 현재 1
리터당 6백10원인 휘발유 소비자가격이 7백30원으로 19.7%나 올라 물가안정
에 큰 부담을 준다는 이유로 반대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한편 경유(저유황기준)는 특소세율이 20%가 되면 현재 1리터당 2백14원인
소비자가격이 2백36원으로 10.3% 오르게 된다. 또 휘발유 값이 크게 오르
면 지난 84-86년 고유가시대때와 마찬가지로 솔벤트유 가짜휘발유가 범람하
고 유종간에 격차가 더욱 벌어지는등 유통구조의 왜곡이 심화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기획원은 상공자원부가 주장하는대로 경유,LNG를 과세대상에 포함
할 경우 경기침체로 가뜩이나 어려운 산업계에 더 큰 부담을 줄 우려가 있
다며 당초 계획을 그대로 밀고 나갈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류관련 특소세율 조정은 내년 예산 편성과 맞물려 있어 늦어도 9월초까
지는 확정돼야 하는데 기획원 원안대로라면 물가불안과 함께 소비자불만이,
상공자원부 주장이 절충될 경우에는 산업계의 부담이 우려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