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도 요즘 괴릅습니다' .. 영세기업 지원신청 '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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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도 괴롭습니다"
실명제로 어려움을 겪고있는 중소기업,특히 영세소기업을 지원키로 한
각종 자금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고있다는 비판이 거세게 일고있는 가운데
정작 자금을 내는 은행측도 "무작정 돈을 지원한다고 될일이냐" "도저히
돈을 줄수 없는 비적격 소기업에 까지 지원을 해야하느냐"는 볼멘 소리가
높아가고 있다.
소기업들은 은행에 가면 필요한 돈을 얻을수 있을 것으로 믿고 갔다가
헛걸음을 하고나서 강한 불만을 토로하고,그에따른 비난을 은행은 감수
해야만 하고,그와중에 얼마나 많은 자금을 지원해야 소기업의 갈증이 풀릴
수 있을 것인지 종잡을 수 없는 악순환이 벌어지고 있다.
영세소기업에 지원키로 한 자금은 국민은행과 중소기업은행에서 1,2차분을
합해 각각 2천억원씩 4천억원. 국민은행의 경우 지난30일 현재 7천7백27개
업체가 2천5백56억원을 신청했다.
실제 집행된 자금은 5백56억원(1천7백86개)에 불과하지만 신청기준으로
따지면 일단 지원목표금액을 넘어섰다. 중소기업은행에도 4천개 업체가
1천3백억원을 신청,곧 바닥날 상황이다.
이들 은행은 신용보증기금과 계약을 맺어 직접 보증한뒤 자금을 주는
위탁보증을 활용하는등 나름대로 적극적인 지원을 위해 노력하고있으나
은행을 "산타클로스"정도로 생각하고 무작정 손을 내미는 사람들이 몰려와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대구에 있는 중소기업은행 지점에 3천만원을 요청한 S직물의 경우 이미
다른 은행에서 받은 대출금이 80여일간 연체되어있는 데도 찾아와 이를
설득해 돌려보내느라 애를 먹었다고 한다.
이미 부도를 내 적색거래업체로 지정된 소기업이 자금지원을 요청하는
경우도 있다. 은행에서 아무리 위탁보증을 이용한들 10일 연체기업이나
금융거래가 불가능한 적색거래업체는 지원을 할수 없는데도 찾아오는 기업
은 이에 아랑곳 하지않고 "정부에서 최대한 지원키로 이미 발표했는데
웬말이냐"고 따진다는 것.
이처럼 극단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라도 위탁보증에 필요한 법인등기부등본
이나 재무제표 등 기본서류를 가져오지도 않고 돈을 달라는 업자도 적지
않고,지금 당장 어렵지도 않은데 추석을 대비해서 자금지원을 신청하는
가수요까지 일고있다.
위탁보증이 안되는 의류도소매업을 하는 재래시장의 "아줌마 상인"들도
빈 손으로 와서 돈을 요청하기도 한다.
중소기업은행 관계자는 "실명제로 고통을 겪는 영세기업을 적극 지원한다
는게 기본방침"이라고 말하면서도 "돈이 샘물처럼 솟아나는 것도 아닌데
비적격 업체나 미리 자금을 확보하려는 업체들까지 줄을서면 우리는 어떻게
하라는 말이냐"고 어려움을 하소연했다.
상호신용금고업계에도 영세중소기업 및 도소매업체들의 대출요청이 쇄도
하고 있으나 대부분이 신용상태와 담보물에 대한 시비로 발길을 되돌리고
있다.
서울 동대문시장 인근 신한금고의 조지연 사장은 "실명제 이전에는 하루
평균 1건에도 못미쳤던 신규대출 상담 요청이 요즘엔 20~30건에 이르고
있다"며 "그러나 대부분은 신용상태가 불확실한 중소기업 발행 어음의 할인
을 요청하고 있어 응하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말했다.
물론 은행창구에서 지나치게 빡빡하게 대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마산에서
공구를 만들어 파는 B상회는 관련 서류까지 갖고 은행을 찾았으나 "거래
실적이 없다" "여유자금이 없다"는 이유로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고 한다.
지원한 업체가 부실화됐을 경우 자신에게 떨어질 책임추궁이 두려워
괜찮은 기업만을 선별적으로 지원하는 은행원의 속성에서 비롯된 사례라 할
수있다.
이에따라 그리쉽지는 않지만 신용(위탁보증포함)대출을 한후 부실화됐을
경우 직접 은행원에 책임을 묻지않는 관행정립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미 돈은 적지않게 풀렸다. 언젠가 물가를 자극할 만한 수준으로 공급
됐다. 그래도 소기업의 아우성은 요란하다. 은행도 정부의 지원확대 방침과
업체의 불만이라는 틈바구니에서 괴롭기만 하다. 정부는 현장을 속속들이
점검,실질적인 대책을 세워야 할때다.
<고광철.이학영기자>
실명제로 어려움을 겪고있는 중소기업,특히 영세소기업을 지원키로 한
각종 자금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고있다는 비판이 거세게 일고있는 가운데
정작 자금을 내는 은행측도 "무작정 돈을 지원한다고 될일이냐" "도저히
돈을 줄수 없는 비적격 소기업에 까지 지원을 해야하느냐"는 볼멘 소리가
높아가고 있다.
소기업들은 은행에 가면 필요한 돈을 얻을수 있을 것으로 믿고 갔다가
헛걸음을 하고나서 강한 불만을 토로하고,그에따른 비난을 은행은 감수
해야만 하고,그와중에 얼마나 많은 자금을 지원해야 소기업의 갈증이 풀릴
수 있을 것인지 종잡을 수 없는 악순환이 벌어지고 있다.
영세소기업에 지원키로 한 자금은 국민은행과 중소기업은행에서 1,2차분을
합해 각각 2천억원씩 4천억원. 국민은행의 경우 지난30일 현재 7천7백27개
업체가 2천5백56억원을 신청했다.
실제 집행된 자금은 5백56억원(1천7백86개)에 불과하지만 신청기준으로
따지면 일단 지원목표금액을 넘어섰다. 중소기업은행에도 4천개 업체가
1천3백억원을 신청,곧 바닥날 상황이다.
이들 은행은 신용보증기금과 계약을 맺어 직접 보증한뒤 자금을 주는
위탁보증을 활용하는등 나름대로 적극적인 지원을 위해 노력하고있으나
은행을 "산타클로스"정도로 생각하고 무작정 손을 내미는 사람들이 몰려와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대구에 있는 중소기업은행 지점에 3천만원을 요청한 S직물의 경우 이미
다른 은행에서 받은 대출금이 80여일간 연체되어있는 데도 찾아와 이를
설득해 돌려보내느라 애를 먹었다고 한다.
이미 부도를 내 적색거래업체로 지정된 소기업이 자금지원을 요청하는
경우도 있다. 은행에서 아무리 위탁보증을 이용한들 10일 연체기업이나
금융거래가 불가능한 적색거래업체는 지원을 할수 없는데도 찾아오는 기업
은 이에 아랑곳 하지않고 "정부에서 최대한 지원키로 이미 발표했는데
웬말이냐"고 따진다는 것.
이처럼 극단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라도 위탁보증에 필요한 법인등기부등본
이나 재무제표 등 기본서류를 가져오지도 않고 돈을 달라는 업자도 적지
않고,지금 당장 어렵지도 않은데 추석을 대비해서 자금지원을 신청하는
가수요까지 일고있다.
위탁보증이 안되는 의류도소매업을 하는 재래시장의 "아줌마 상인"들도
빈 손으로 와서 돈을 요청하기도 한다.
중소기업은행 관계자는 "실명제로 고통을 겪는 영세기업을 적극 지원한다
는게 기본방침"이라고 말하면서도 "돈이 샘물처럼 솟아나는 것도 아닌데
비적격 업체나 미리 자금을 확보하려는 업체들까지 줄을서면 우리는 어떻게
하라는 말이냐"고 어려움을 하소연했다.
상호신용금고업계에도 영세중소기업 및 도소매업체들의 대출요청이 쇄도
하고 있으나 대부분이 신용상태와 담보물에 대한 시비로 발길을 되돌리고
있다.
서울 동대문시장 인근 신한금고의 조지연 사장은 "실명제 이전에는 하루
평균 1건에도 못미쳤던 신규대출 상담 요청이 요즘엔 20~30건에 이르고
있다"며 "그러나 대부분은 신용상태가 불확실한 중소기업 발행 어음의 할인
을 요청하고 있어 응하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말했다.
물론 은행창구에서 지나치게 빡빡하게 대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마산에서
공구를 만들어 파는 B상회는 관련 서류까지 갖고 은행을 찾았으나 "거래
실적이 없다" "여유자금이 없다"는 이유로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고 한다.
지원한 업체가 부실화됐을 경우 자신에게 떨어질 책임추궁이 두려워
괜찮은 기업만을 선별적으로 지원하는 은행원의 속성에서 비롯된 사례라 할
수있다.
이에따라 그리쉽지는 않지만 신용(위탁보증포함)대출을 한후 부실화됐을
경우 직접 은행원에 책임을 묻지않는 관행정립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미 돈은 적지않게 풀렸다. 언젠가 물가를 자극할 만한 수준으로 공급
됐다. 그래도 소기업의 아우성은 요란하다. 은행도 정부의 지원확대 방침과
업체의 불만이라는 틈바구니에서 괴롭기만 하다. 정부는 현장을 속속들이
점검,실질적인 대책을 세워야 할때다.
<고광철.이학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