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실명제 실시이후 기업이나 소비자들이 피부로 느끼는 체감경기는
날로 얼어붙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8일 산업연구원(KIET)이 발표한 "실물경기 총점검"이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8월말 전국의 1백17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결과
현재의 경기상황에 대해 응답기업의 61%가 나쁜편이라고 대답했다. 나머지
30.9%는 그저그렇다고 응답했고 좋은편이라고 대답한 기업은 6.8%에
그쳤다.

특히 현재 경기가 안좋다는 진단은 중공업부문 기업의 경우 39.5%에
불과한 반면 경공업부문에선 이 비율이 73.5%에 달해 경공업은 상대적으로
더 심각한 불황감을 느끼는 것으로 분석됐다.

업종별로는 음식료 섬유 신발 목재 종이등의 생산 출하 수출이 모두
부진, 채산성도 악화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비해 1차금속은 수출 출하의
증가가 채산성 개선으로 이어졌고 기계 장비및 전기 전자 자동차산업도
생산 출하가 호조를 보여 채산성은 작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명제실시가 기업경영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선 조사대상의 32%가
수요부진으로 매출이 감소했다고 답했고 30.2%는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고있다고 응답했다. 나머지 34%는 영업활동에 별지장이 없다고
대답했다.

삼성경제연구소도 최근 전국의 주택전화가입자 6백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올 3.4분기 소비자태도 조사"결과 국내경기에 대한 의견을 지수화한
경기판단지수가 39.7로 지난2.4분기 43.9에 비해 떨어졌다고 밝혔다.

이 지수가 50이하면 경기를 나쁘게 보는 소비자가 더 많은 것을 의미한다.

응답항목별로 보면 현재경기가 1년전에 비해 좋아졌다는 의견은 18.3%에
불과한 반면 나빠졌다는 대답은 이보다 3배정도 많은 51.0%에 달했다.
소비자들이 실명제이후 느끼는 생활형편을 나타낸 지수는 49.1로
지난2.4분기 51.2보다 소폭 하락했다.

1년후 경기전망과 관련, 전체응답자의 66.7%가 다소 좋아질것 이라고
대답했고 나빠질것이란 견해는 11.4%에 그쳤다.

한편 앞으로 1년간 물가상승률이 지난 1년간에 비해 더 높을 것인지에
대한 의견을 지수화한 물가예상지수는 71.4로 2.4분기의 54.3보다 크게
높아 소비자들의 물가불안 심리가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차병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