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실명제실시로 은행간수신판도가 변화될 조짐을 보이고있다.
실명제가 실시된 지난달 12일이후 6대시중은행의 수신증가액은 실명제
이전과 차이를 보였다. 은행계정과 신탁계정및 양도성예금증서(CD)를
합한 총수신에서 타점권을 뺀 실세 예금평균잔액을 보면 제일은행과
조흥은행은 증가세가 꾸준했다. 반면 상업은행과 한일은행은 증가폭
이 크게 둔화됐다. 제일은행은 8월 평균잔액이 12조 8,470억원으로
실명제실시 직전인 지난달 10일의 12조7,151억원보다 1,319억원(1.04%)
늘어 증가폭이 가장컸다.

상업은행이 3천3백57억원증가해 그 다음이었으며 <>한일 3천1백14억원
<>조흥 2천7백77억원 <>외환 2천5백64억원 <>신탁 2천2백44억원순이었다.

이처럼 수신증가순위가 바뀐것은 실명제이후 은행들이 예금유치를
적극적으로 하지 못하고있는데다 CD등 변칙적으로 유치한 예금의 이탈폭이
은행간 차이가 나는데 따른것으로 금융계는 보고있다. 특히 CD의
현금상환액은 은행간 수신에 큰 영향을 미쳤다. 제일은행은 실명제이후
34억원의 CD가 빠져나가는데 그쳤다. 반면 수신증가가 저조했던
상업은행과 신탁은행은 각각 1백98억원과 1백91억원의 CD가 현금상환됐다.
또 CD가 비교적 적은 한일은행도 1백50억원이나 빠져나가 수신증가세가
크게 둔화된 원인으로 작용했다.

이밖에 그동안 은행간 예금유치방법과 예금구성등도 은행간 격차를
바뀌게한 요인으로 분석되고있다. 제일은행은 제2금융기관들의 예금을
많이 갖고있어 실명제실시이후 자금운용에 여유가 생긴 단자사등이
예금을 대거 예치했다. 또 그동안 차.가명예금유치도 적은 편이어서
자금이탈도 비교적 없었다. 조흥은행은 예금구조상 가계예금이 많아
실명제로 별다른 영향없이 꾸준한 증가세를 이룬것으로 풀이된다.
조흥은행은 실명제실시이후 은행계정예금이 4백39억원늘어 증가폭이
가장 컸다.

반면 지난해까자 수익위주경영으로 수신증가에 별 신경을 안쓰던
한일은행은 올상반기에 수신증가에 힘을 쏟아 실명제실시로 타격을
받은것으로 보인다.

서울신탁은행의 경우 그동안 CD와 신탁계정을 통한 예금유치가 많았던
탓에 실명제로 상당한 영향을 받았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수신고만을
가지고 실명제이후 은행간수신순위가 변할것으로 점치는 것은 성급하다는
지적이 많다.
앞으로 실명제에따라 은행들의 예금유치전략도 바뀔수밖에 없어서이다.

실명제라는 새로운 경영환경에 재빨리 적응하는 은행이 수신면에서도
우위를 점할수있다는게 중론이다.

<하영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