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에 개설돼 있는 예금계좌의 실명화 진도가 낮은 수준에 머
물고 있다.
1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실명제 실시 한달이 거의 다 된 지
난 9일 현재 실명을 확인한 계좌는 3천2백91만9천건으로 실
명제 직전인 지난달 12일의 전체 은행 예금계좌 9천3백67만
3천건의 35.1%에 그치고 있고 금액기준으로는 전체 예금액
1백54조1천8백43억원중 93조1천4백87억원으로 60.4%
에 이르고 있다.
또 차명에서 실명으로 전환한 계좌는 겨우 7만7천건,5천2백
95억원으로 건수와 금액기준으로 각각 0.08%와 0.3%에
지나지 않으며 가명에서 실명으로 전환한 계좌도 23만8천건,8
천76억원으로 전체 가명계좌에 비해 건수로 20.4%,금액으로
40.8%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실명확인과 전환을 합한 실명화율은 건수기준 35.
5%,금액기준으로는 61.1%로 금액기준으로는 실명화가 꽤 이
루어졌으나 건수기준으로는 매우 부진한 실적을 보이고 있다.
실명화가 이처럼 부진한 것은 수년동안 입출금이 전혀 없는 잠
자는 계좌가 많은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는데 이들
계좌는 대부분이 실명 확인 또는 전환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은행들은 예금액 1만원 미만은 1년 이상,1~5만원 미
만은 2년 이상,5만원 이상은 3년 이상 입출금 실적이 전혀
없을 경우 별도로 분류,관리하고 있으며 작년말 현재 휴면계좌는
모두 3천6백16만9천건,1천24억원으로 금액은 미미하지만 계
좌수 기준으로는 전체계좌의 40%에 육박하고 있다.
이와 함께 ''얼굴없는 돈''이 적지 않게 포함돼 있는 차.가명
계좌도 실제 예금주중 상당수가 신분노출을 꺼려 적어도 다음달
12일까지인 실명전환 의무기간을 넘기거나 아예 예금을 전액 포
기할 가능성이 있는 것도 실명화율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하
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