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94년 11월29일은 한양정도 600년이 되는 날이다.

이무렵 수도 서울을 대표하게 될 것은 무엇일까.

서울시는 이날을 서울의 도약과 민족웅비의 계기로 삼기위해 작년부터
기념사업의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올4월 서울600년기념사업단을 발족시켜
이미 실무작업에 돌입했다.

이에따라 현재 서울시는 도시계획국 주택국 내무국 등 본청의 주요부서에
이같은 기념사업의 취지를 최대한 반영, 기념사업의 목표를 시정속에
실현시킨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이가운데 시민들의 높은 관심을 끌 것으로 보이는 타임캡슐설치가 내년
기념사업의 마지막 이벤트로 검토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타임캡슐이란 한시대의 인간존재의 증거를 남기기위해 그 시대의 갖가지
기록과 산물을 넣어 땅속에 묻는 용기.

따라서 타임캡슐에 포함되는 것들은 현재 수도 서울의 각종 사회상과
도시발전 생활양식 등을 대표하는 것이어야 한다.

이에따라 만약 이벤트 후원자가 나서 시의 이같은 구상을 현실화할 경우
그 내용물을 둘러싸고 시민들사이에 많은 논란이 예상되는 것은 불문가지.

70~80년대 한강의 기적으로 표현되는 국력신장의 견인차역할을 해온
도시, 86아시안게임 88올림픽을 치러내 세계속의 도시로 급성장한 도시로서
서울을 바라보는 사람들은 그 화려한 결과물과 기록들을 후손들에게 남기고
싶은 마음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그러나 매일 교통전쟁을 치르는 도시,뿌연 하늘,산더미같은 쓰레기,부유한
사람들의 화려한 외출에 가려 하루하루 연명하는 많은 소외계층들이
살아가는 도시로서의 서울을 기억하는 시민들은 타임캡슐내용물로 깨진
병과 먹다남은 라면가락을 넣자고 주장할지도 알수없는 노릇이다.

어쨌든 그 내용물이 대다수 시민들이 공감할수 있는 객관적인 것이어야
하는데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서울시는 이와관련, 시민의 종합적 여론을 수렴하기위한 의견공모와 함께
각계의 전문가를 통해 서울의 현주소를 측정하는등 여러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조일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