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정규재특파원] CIS가 재결합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벨로루시 카
자흐등 독립국가연합의 덩치큰 나라들이 대형러시아품으로 돌아오고 있다.
예기치않은 방향선회라고 할수 있다.
지난 7월 러시아의 화폐개혁조치 당시 "CIS는 이제 완전히 끝난것"이라는
진단들이 쏟아졌었다. CIS군사령부의 해체에 이은 러시아화폐 교환조치는
명맥만 유지해오던 CIS체제에 조종소리로도 해석되었었다.
8월 탐색기를 거쳐 이달들면서 재결합의 강한 사인들이 연일 쏟아져나오고
있다. 지난3일 크림반도 마산드라에서 크라프추크 우크라이나대통령과 옐친
러시아대통령은 의외의 합의를 끌어냈다.
합의는 두가지. 하나는 우크라이나보유핵탄두를 모두 러시아에 넘긴다는
것. 또하나는 말많던 흑해함대를 적당한 보상만해주면 모두 러시아에 넘긴
다는 것이었다.
아직 의회의 비준을 받아야하는 미완성합의에 불과하지만 정부차원에서 만
큼은 자존심보다는 우선 당장 일용할 양식이 급해졌다는 것을 우크라이나는
웅변하고 있다.
4일이 지난 7일 쇼힌러시아부총리는 벨로루시 카자흐 우즈베크 타지크 아
르메니아등 5개 CIS가맹국과 맹주러시아가 소위 루블경제권창설에 합의했다
고 발표했다. 그동안 워낙 공수표를 남발해오던터라 이번 발표에는 "신루블
경제권"으로 명명됐다.
그러나 신루블경제권 협약의 내용은 파격적인 것이었다.
각국 정부대표및 중앙은행대표들이 연명한 이합의는 문자그대로 국가의 소
유주권포기를 일부 약속하는 사항까지 들어있다. 우선 역내 관세를 전면 철
폐하고 세제를 일정한도내에서 통일하도록 했다.
러시아 중앙은행의 유일한 발권력을 인정하며 통화운용방침을 수용한다.
이자율을 통일하며 정부재정적자폭의 공동 가이드라인을 설정한다.
상업은행제도를 통일한다는 등으로 협약은 구체적 프로그램을 만들어내고
있다.
쇼힌부총리의 이날 발표는 쇼킹했던 그만큼 많은 의구심을 낳았다. 물론
약속대로 이행되지 않을 것이 뻔하다는 냉소적 반응도 있었다.
그러나 이협약 바로 이튿날인 지난8일 이 협약에 따른 쌍무협정을 러시아
와 벨로루시가 체결해 주목받았다. 체르노미르진 러시아총리와 브야체슬라
브케비치벨로루시총리간에 서명된 쌍무협정에서는 벨로루시 쿠폰(임시화폐)
을 연말까지만 존속시키고 폐지한다는 조항이 부가됐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벨로루시의 최대 가스회사 벨트란스가즈사를 러시
아 가스프롬사에 양도키로 한것이다.
다시 11일에는 카자흐공화국과 러시아간에 같은 종류의 쌍무협정이 체결됐
다. 나자르바예프 대통령과 체르노미르진총리가 서명한 이 협정은 오는 20
일부터 관세통제를 철폐하고 양국석유및 철강 생산을 조정할 통제장치(회사
형태)를 마련한다는 부가조항까지 포함하고 있다.
이달말까지는 타지크 아르메니아 우즈베크와도 같은 형식의 쌍무협정이 체
결될 예정이고 그루지야공화국 역시 이달말껜 개별조항이 부가된 일반협정
에 서명할 것을 천명해두고 있다.
지난6월 중앙아3개국 터키 이란등이 참석한 가운데 소위 이슬람경제공동체
창설이 논의될 당시 CIS는 이미 파산한 것으로 분석됐었다.
따라서 오는 24일 개최될 CIS정상회담은 모처럼 화해의 정신속에서 구체적
합의가 도출되는 이정표적인 회담이 될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