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과학기술예산이 그어느때보다 큰폭으로 늘어난 것에 대해
과학기술계는 정부의 과학기술 진흥 의지가 구두선에 그치지 않고 있음을
입증한 것이라며 고무된 표정을 보이고 있다.

정부가 최근 확정한 예산안중 세목별로 과학기술예산을 뽑아보면 올해의
5천18억9천만원보다 21.4%가 늘어나 6천94억1천만원에 이른다.

이는 특히 올해중 사업이 끝나는 엑스포 및 출연연구소 건설사업비
(2백2억5천만원)을 제외하면 실질적인 증가율이 26.5%에 달하는 많은
액수이다. 정부 전체예산의 증가율이 13.7%인 것과 과거 과기예산
증가율이 16~17%에 머문 것에 비하면 이같은 내년도 과기예산의 높은
증가율은 획기적인 것이라고 평가된다.

정부의 과기예산 증가 목표가 "말로만"에 그치지 않았다는데서 과학기술계
에서는 대체로 바람직스럽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러한 수치가
이어지면 98년도 과기부문 투자율은 정부의 목표인 GNP대비 3~4%에 접근할
수 있을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특히 과기예산은 예상을 뒤엎고 당정협의
과정에서 1백70억원이 늘어나는 이변을 보이기도 했다.

94년도 과학기술예산의 가장 큰 특징은 순수연구비의 대폭적인 증가라고
할수있다. 지금까지 과기예산은 주로 연구소 건설사업비등이 예산증가의
대종을 이뤘으나 내년에는 경제를 뒷받침할수 있는 실질적인 분야인
연구개발에 증가의 초점을 맞추었다는 것이 과기처관계자의 설명이다.

과기예산중 순수연구비로 꼽히는 특정연구개발사업비는 금년보다 무려
41.8%가 늘어난 1천4백61억원이 책정됐다. 또 대학등에 지원되는 기초과학
연구 지원비도 29.%가 늘어나 5백70억원에 이르게 되었다.
순수연구비는 이에따라 2천억원대를 처음으로 넘어섰다.

특정연구개발 사업에는 첨단요소 기술개발사업비가 가장 많은 6백60억원
이며 다음이 2차연도에 들어서 11개과제가 추진되는 G7프로젝트에 5백72
억원이 지원될 예정이다.

이밖에 원자력연구개발에 77억원,항공우주산업개발에 45억원,국제공동연구
44억원,국책연구개발에 33억원,연구기획평가에 30억원등이 배정됐다.

기초과학연구 지원에는 우수연구집단(ERC/SRC)육성에 2백40억원이나 배정
했다. 이는 올해 보다 1백억원이 증액된 것이다. 이에따라 과기처는 평가
결과가 우수한 곳에 대한 지원을 늘리는 한편 2~3개의 ERC(공학연구센터)을
추가로 지정,운영할 방침이다.

또 목적기초연구에 1백80억원과 포항에 건설중인 방사광가속기지원에
1백50억원을 배정했다.

과기처는 이처럼 순수연구비가 대폭 늘어남에 따라 기존의 연구비
지원방식을 획기적으로 개편,효율을 극대화는 하는 방안을 구상중이다.

이외의 다른 분야 과기예산으로는 재정투융자사업에 지난해와 같은
5백30억원을 지원한다. 한국종합기술금융에서 중소기업 기술개발 자금을
위해 지원하는 이 자금은 기금적립이 내년에는 폐지돼 그 자금 3백억원이
실명제에 따라 기술개발에 애로를 겪는 중소기업을 위한 기술개발자금 지원
에 편입된 것이 특색이다.

또 국가기관사업 및 운영에 1백87억5천만원,과학기술단체 총연합회등의
보조단체 지원에 50억원,광주과학기술원 건립 및 기계연구원 시험동 건설등
덩치 큰 건설공사가 많은 출연연구소 지원이 3천2백95억6천만원에 이른다.
출연연구소에 지원되는 예산은 금년도보다 26.2%인 6백85억1천만원이
늘어났다.

<윤진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