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시절 경복중 2년때 청와대 북악산 넙적바위 산위에서 우리들은
점심시간이면 도시락을 먹곤했던 기억이 우리 동문들이 산을 좋아하는
인연이 됐나보다. (요즈음은 청와대 앞이 개방되었지만) 우리의 30회
산악회가 탄생한지 3년. 18명의 동호인이 모인 가운데 30회를 30산악회라
칭하고 김태훈(현 유행양행 사장)으로 추대되었다. 이 모임의 특징은
전문산악인들의 모임이기 보다는 각자의 건강과 친묵을 도모하는
동호인들의 모임이라 하겠다.

이 모임은 매월 첫째 일요일 국민대학교 정문앞에 모여 북악산에 올라
한잔술에 더운 점심을 나누며 추억과 우정을 나눌뿐만 아니라 계절이
바뀔때마다 소백산 종주,치악산 종주 1박2일에 산행경력도 갖고잇어
손색없는 단체가 되었다고 자부할수 있다.

금년 산행은 축령산(해발 870 )으로 가지로 했으며 9월11일 토요일 오후
3시에 김태훈, 석진우(법률사무소장), 건화(개인사업), 김인환(동아면세점
부사장), 박규선(개인사업), 석대징(전신탁은행지점장), 문상욱(개인사업)
고윤택(전흥아타이어전무), 김영필(개인사업) 본인등 10명이 집결, 출발
하게 되었다.

축령산은 저부 능선으로 되어있어 당일 출발하여도 충분히 돌아올수 있는
코스였으나,굳이 회원들이 1박2일을 고집한것은 옛날로 돌아가 친구들과
함께 풀벌레 소리를 들으며 그간의 이야기꽃을 피우며 산간에서 하루
쉬고싶은 심정이었으리라!

사전에 전화로 예약해둔 최씨댁에 일찌감치 여장을 풀고 저녁을 배불리
먹고,방까지 배정을 받으니 6시. 너나 할것없이 최씨댁 대청마루에
옹기종기 이런 상황이면 "산이 있으니까 오른다"는 말을 한 영국의 할라리
경의 한마디로 사부의 말씀으로 느껴진다. 나는 어린시절부터 산을
마음으로 사랑했다. 그러면서도 산을 찾지 못하고 있다가 약 15년전부터
산을 찾기 시작하여 뒤늦게나마 몸과 마음을 산의 따뜻한 품에 안기운 듯
하다.

나는 이렇게 말하고 싶다. "산이 좋으니까 오른다"라고 "산인은 욕심이
없다"고 한다. 부동산의 소유욕이 약하다는 의미일 것이다.

이제 우리에게는 재산이나 권력보다도 오히려 건강이 절실할 때가
되었다고 생각된다. "...건강을 잃으면 다 잃었다" 나는 이 말을 긍정
하면서도, 또 휴일이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