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대통령의 21일 국회연설은 중단없는 개혁의지와 경제회생에대한
자신의 각오를 재천명한 것으로 요약될수 있다. 또 이를 통해 과거에
얽매이지않는 미래지향적인 신한국을 건설하겠다는 결의를 스스로 다지는
한편 국민모두의 동참을 호소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김대통령은 약30분간 진행된 이날 연설에서 정치 경제 외교 문화 교육등
광범위한 분야를 골고루 짚고 넘어갔다. 그러나 그 초점은 역시 개혁과
실명제를 포함한 경제문제에 맞춰져 있음이 연설문 여러대목에서 나타나고
있다.

특히 경제문제와 관련,김대통령은 "경제를 살리는 일이 대통령이 해야할
중요한 과제"라고 단언했다. 이는 자신이 취임7개월동안 개혁우위의
측면에서 국정을 돌봐왔다는 일부 여론에대해 앞으로는 경제회생에 보다
심혈을 쏟겠다는 뜻을 피력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시말해 김대통령은 자신이 후보시절부터 말해온 "경제대통령"이
되겠다는 공약을 실천하는데 앞으로 더욱 적극적으로 앞장설 것임을 암시한
것으로 해석된다.

김대통령은 그러나 경제를 살리기위해서는 누구한사람의 힘만으로 될수
없다고 강조했다. 모든 경제주체들이 공동체의식을 가져줄것을 호소하기도
했다.

이는 격렬했던 일부기업의 노사분규나 한.약분쟁의 원인이된 집단이기주의
의 병폐를 김대통령 스스로 뼈저리게 느끼고 있음을 명확히 밝힌 대목
이다. "분출하는 집단이기주의에 맞서 당당하게 안될것은 안된다고 말할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것은 그런 의미에서 더욱 주목되는 발언이기도 하다.

김대통령이 "금융실명제는 나라의 운명과 직결되어 있다"며 이의 성공을
각별히 강조한 것은 일면 당연한것으로 받아들여진다. 그 실명제가 "미래
지향적으로 운영될 것임"을 분명히 밝힌것은 최근 실명제를 둘러싼 일부의
"오해"와 "지나친 과거추적"이란 여론을 의식한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일부에서는 "앞으로 실명제는 골격을 그대로 유지한 가운데
시행과정에서 나타나는 부작용을 꾸준히 보완해 갈것임을 암시한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밖에 김대통령이 "지금이 경제전쟁 기술전쟁 정보전쟁의 시대임"을
역설한것도 신한국 창조의 핵심이 경제회생에 있음을 직.간접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대통령은 연설초반 전체의 3분의1정도를 지난 7개월간 새정부가 추진해
온 개혁내용을 열거했다. 이는 그동안의 개혁성과를 국민들에게 알림으로써
개혁의 당위성,개혁의 불가피성을 다시한번 강조한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자신이 앞장서 부정부패를 척결하고 깨끗한 선거풍토를 조성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보임으로써 개혁에 대한 국민의 오해를 씻고 동참을
유도하겠다는 각오를 다짐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대통령은 그러나 이러한 개혁을 추진해 가는데 스스로 고통과 고독을
절감하고 있음을 이날 연설에서 피력하고 있다. 대통령의 직무를 수행해온
지난 하루하루가 "고뇌의 나날이었다"고 말한것이라든지 "중요한 결단을
할때마다 무서운 책임감으로 더할수 없는 고독을 느껴야 했다"는 발언등이
그것이다. 개혁의 후유증,부패추방의 반대급부를 누구보다 그 스스로부터
절감하고 있다는 대통령의 "인간적 고뇌"를 엿볼수 있는 대목이다.

<김기웅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