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째, 총재, 의정, 참여, 세 고관의 부하에게는 감찰을 부여하여
통행토록 할것.

여덟째, 입궐하는 사람의 신분을 확인하기 위해 조정의 관리인 두
사람을 출입문에 배치할 것.

아홉째, 아이즈, 구와나, 후지도, 오가키 네 번저와 미마와리루미,
신선조, 기타 막부진영을 정탐할 것.

열째,비상사태가 발생하여 군사를 동원할 경우에는 하루로우도루치에
통고를 할것.

열한째, 각번군과 번주의 수행원들은 일화문외회랑, 월화문외회랑,
그리고 승명문외회랑에서 대기할것.

이런 자세한 행동지침의 설명을 사이고가 마치자, 몇몇 사람의 질문이
있었다. 그에 대한 보충 설명까지 끝나자, 이와쿠라가 말했다.

"자, 자리를 옮깁시다, 저녁 식사를 하면서 얘기를 계속하지요. "
그러자 누군가가 불쑥 물었다.

"술도 있지요?" "물론 있고 말고요"
모두 웃었다.

식사가 차려져 있는 넓은 방으로 모두 옮겨갔다. 자리를 잡고 앉자,하녀
두 사람이 먼저 차례차례 술잔에 술을 따랐다.

"자,건배를 합시다"
이와쿠라가 술잔을 들자,따라서 모두 두 손으로 일제히 잔을 들어올렸다.
그리고 서로 목례)를 나누고 나서 입으로 가져갔다. 내일의 거사를 위한
결의주인 셈이었다.

술을 마시고 식사를 하며 얘기들을 나누는데,이와쿠라가 바로 오른쪽에
앉은 사이고에게 좀 나직한 목소리로 물었다.

"에도 쪽은 차질이 없겠지요?" "예,염려마세요. 이쪽에서 크게 터지면
그쪽에서도 틀림없이 일어날 겁니다" "어떻게 해서든지 요시노부가 분통을
터뜨려 먼저 싸움을 걸고 나오도록 해야겠는데.그 너구리 같은 녀석이
꽁무니를 빼지나 않을는지."
그러자 이와쿠라의 왼쪽에 앉은 오쿠보가 말을 받았다.

"꽁무니를 빼면 결국 완전히 두 손을 들어야 되는데,설마 싸워보지도 않고
항복을 하겠어요. 두 손을 들면 저는 끝장인데." "싸워도 끝장,안 싸워도
끝장,어차피 제 신세는 끝장이지"

사이고가 술기운에 좀 헐렁헐렁하게 말하자 이와쿠라는, "그렇게 앝잡아
보다가는 큰코 다친다구" 하고 히죽이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