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의칼] (262) 제2부 대정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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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식이 거의 끝나갈 무렵이었다.
"이와쿠라도노,아뢰올 말씀이 있습니다"
한 여자가 황급히 회식장으로 들어와 이와쿠라 앞에 꿇어앉았다. 황실에서
달려온 궁녀였다.
"무슨 일이지?"
이와쿠라가 물었다. 다른 모든 지사들도 그녀에게 시선을 모았다. 실내에
가벼운 긴장이 감돌았다.
"다름이 아니라,오늘밤에 조정에서 회의가 개최되었습니다"
"회의? 무슨 회인데?"
"회의의 내용은 아직 알 수가 없으나,섭정께서 소집했다고 합니다"
"밤에 회의를 소집하다니."
이와쿠라는 고개를 약간 기울였다.
야간회의란 매우 드문 일이었다. 아주 급한 안건이 생기거나,무슨 위급한
사태가 발생하지 않는 한 밤에 회의를 개최하는 일은 좀처럼 없었다.
이와쿠라는 조정에서 오래 근무했던 몸이라 잘 알고 있었다.
"무슨 일일까요?"
사이고가 걱정스레 물었다.
"글쎄 말이요" "혹시 우리의 거사 계획이 누설된 것이나 아닐는지요?"
"글쎄요. 그렇다면 큰일인데."
그러자 오쿠보가 입을 열었다.
"누설된 게 아닐 거예요. 만약 누설이 되었다면 섭정이 태평스럽게 회의
같은 것을 소집하고 있겠어요. 당장 막부측에 알려서 이곳을 기습하거나,
무슨 조치를 취할 게 아니겠어요"
"글쎄. 누설된 게 아니라면 무슨 일로 밤에 회의를 개최할까."
이와쿠라는 좀 생각에 잠기는 듯하더니 궁녀에게 말했다.
"내가 말이야 몇마디 서찰을 적어줄테니 가지고 가서 나카야마"다이나곤"
대감께 드리라구. 절대로 남이 모르게 해야 된다구. 그리고 회답을 받아
가지고 와. 서찰로 회답을 하기가 어려우면 말로라도 좋다고,꼭 대답을
듣고 와야 돼. 알겠지?"
"예,알겠습니다"
"자,그럼 나를 따라와"
이와쿠라는 궁녀를 데리고 별실로 갔다. 그리고 다음과 같은 서찰을
적었다.
"오늘밤 마음놓고 잠을 자도 되는 것인지요?그리고 내일 아침 예정대로
일어나도 좋은지 모르겠습니다. 하교 바랍니다"
남이 읽어서는 무슨 뜻인지 잘 모를 그런 글귀였다. 만약의 경우를
생각해서 그렇게 암호문처럼 썼던 것이다.
그 서찰을 받아가지고 궁녀는 이와쿠라의 집을 나서서 어둠 속으로
그림자처럼 사라져갔다.
"이와쿠라도노,아뢰올 말씀이 있습니다"
한 여자가 황급히 회식장으로 들어와 이와쿠라 앞에 꿇어앉았다. 황실에서
달려온 궁녀였다.
"무슨 일이지?"
이와쿠라가 물었다. 다른 모든 지사들도 그녀에게 시선을 모았다. 실내에
가벼운 긴장이 감돌았다.
"다름이 아니라,오늘밤에 조정에서 회의가 개최되었습니다"
"회의? 무슨 회인데?"
"회의의 내용은 아직 알 수가 없으나,섭정께서 소집했다고 합니다"
"밤에 회의를 소집하다니."
이와쿠라는 고개를 약간 기울였다.
야간회의란 매우 드문 일이었다. 아주 급한 안건이 생기거나,무슨 위급한
사태가 발생하지 않는 한 밤에 회의를 개최하는 일은 좀처럼 없었다.
이와쿠라는 조정에서 오래 근무했던 몸이라 잘 알고 있었다.
"무슨 일일까요?"
사이고가 걱정스레 물었다.
"글쎄 말이요" "혹시 우리의 거사 계획이 누설된 것이나 아닐는지요?"
"글쎄요. 그렇다면 큰일인데."
그러자 오쿠보가 입을 열었다.
"누설된 게 아닐 거예요. 만약 누설이 되었다면 섭정이 태평스럽게 회의
같은 것을 소집하고 있겠어요. 당장 막부측에 알려서 이곳을 기습하거나,
무슨 조치를 취할 게 아니겠어요"
"글쎄. 누설된 게 아니라면 무슨 일로 밤에 회의를 개최할까."
이와쿠라는 좀 생각에 잠기는 듯하더니 궁녀에게 말했다.
"내가 말이야 몇마디 서찰을 적어줄테니 가지고 가서 나카야마"다이나곤"
대감께 드리라구. 절대로 남이 모르게 해야 된다구. 그리고 회답을 받아
가지고 와. 서찰로 회답을 하기가 어려우면 말로라도 좋다고,꼭 대답을
듣고 와야 돼. 알겠지?"
"예,알겠습니다"
"자,그럼 나를 따라와"
이와쿠라는 궁녀를 데리고 별실로 갔다. 그리고 다음과 같은 서찰을
적었다.
"오늘밤 마음놓고 잠을 자도 되는 것인지요?그리고 내일 아침 예정대로
일어나도 좋은지 모르겠습니다. 하교 바랍니다"
남이 읽어서는 무슨 뜻인지 잘 모를 그런 글귀였다. 만약의 경우를
생각해서 그렇게 암호문처럼 썼던 것이다.
그 서찰을 받아가지고 궁녀는 이와쿠라의 집을 나서서 어둠 속으로
그림자처럼 사라져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