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알코올 중독자들이 늘고있다.
유흥업소 종사자들이 아닌 주부나 직장여성들 가운데 여성알코올 중독자
들이 급격하게 늘어나기 시작한 것은 약 3년전부터.
여성들의 지위향상 및 사회의 개방화바람으로 여성들의 음주에 대해 사
회가 관대해 짐에 따라 20대 초반 여성들이 술좌석을 갖는 횟수가 잦아진
것이 우선 큰 원인. 그리고 이들이 결혼후 가정생활에 문제가 생겼을 때
별다른 거부감없이 술에 의존하게 되는 경우가 많아 결국 알코올중독으로
이어지게 된다는 것이 정신과 의사들의 분석이다.
국립정신병원의 김경빈박사는 "2,3년전만하더라도 여성알코올중독환자들
은 거의 찾아볼수 없었지만 최근 매년 큰폭으로 증가, 전체 알코올중독환
자의 7,8%를 차지하고 있고 수년내 미국의 25% 일본의 15%수준까지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세브란스병원 정신과 민성길박사는 ''유흥업소종사자가 아닌 20~40대 주
부들이 알코올중독증세로 남편과 함께 병원을 찾는 경우가 점차 늘고 있
다"고 말했다.
최근 알코올중독을 치료하기 위해 세브란스병원에 한달간 입원하고 퇴원
한 이모씨(29.주부)는 "대학을 다닐 때 친구들과 술을 여러 차례 마셨지만
결혼 후에는 술좌석을 가질 기회가 거의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작년부터 남편이 직장일로 밤늦게 집에 들어오는 날이 많아 무료
한 시간을 보내려고 집에서 혼자서 술을 먹기 시작, 입원 직전에는 술을
하루라고 입에 대지않으면 잠이 안오는 등 가정생활에 문제가 많아 남편과
상의해서 병원을 찾게 됐다는 것.
사회생활 또는 가정생활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풀 길이 많은 직장여성들
보다는 스트레스를 해소할 방법이 적은 주부들 특히 이혼녀들 가운데 알코
올중독환자들이 많다는 것이 정신과의사들의 설명.
서울대 정신과 이정근교수는 "대외적인 접촉이 적은 여성들이 남성들보
다 자신이 알코올중독에 빠져들고 있다는 사실을 모를 확률이 높다"고 지
적했다. 이때문에 병원에 찾아오는 여성환자들의 경우 이미 치유가 불가능
할 정도로 증세가 진행된 상태가 적지않다며 "사회가 발달할수록 늘어나는
여성알코올중독환자들에 대한 사회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