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정당국은 가-차명으로 거액 예금을 보유하고 있는 ''큰손''들이 오는
12일의 실명전환 시한을 다 두고수억-수백억원대의 고액예금을 은행 임
직원들과 짜고 남의 이름을 빌려 실명전환한 다음 현금으로 인출하고 있
다는 정보를 입수, 은행과 증권-단자회사 등에 대한 정밀내사작업에 착
수한 것으로 5일 전해졌다. 사정당국은 특히 큰손들의 편법 예금인출에
은행과 단자회사 임직원들이 예금액의 10-15%에 달하는 거액의 사례비를
받고 조직적으로 협조 또는 묵인-방조하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정당국의 한 관계자에 따르면 큰손들은 추석 자금특수기간과 맞물려
있는 9월말쯤부터 편법 실명전환을 시작, 최소한 3천억-4천억원대의 예
금을 빼돌렸다는 것이다.

편법 실명전환의 대표적인 사례는 타인명의 무기명양도성예금인출. 모
은행 압구정지점에는 이런 수법의 타인명의 CD인출이 추석전부터 건당
2억-3억원씩 하루 3-4건은 꼭 있다는 것이다.

가명예금의 경우도 CD인출과 똑같은 수법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10억
원이 넘는 거액예금의 경우 큰손들이 평소 거래관계가 있던 기업 이름을
빌려 실명전환을 한뒤 현금인출하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 다. 골프장이
나 예식장등 업체를 갖고 있어 자금출처 입증이 가능한 법인의 경우 큰
손의 가명예금을 자신의 법인명의로 실명전환한 다음 현금으로 인출해
주고 통장가액의 10% 내외를 사례금으로 챙긴다는 것이다. 이와는 반대
로 자금출처 입증이 가능한 업체를 갖고 있는 전주들이 거액 차-가명 예
금통장을 30-40% 할인한 가격에 사들이는 ''통장매입''이란 신종수법까지
생겨났다.

사정당국은 어떤 경우이건 변칙 실명전환에는 금융기관 임직원들이 조
직적으로 개입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 정밀추적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
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