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원 팔달산, 서울 남산 등 대기오염이 심한 지역에서 자라고 있
는 것으로 알려진 `미국 자리공''이 실제로 환경오염 관련성과 유해성이
검증된 적이 없는 가설이라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미국 자리공''이 생태계 파괴의 적신호라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해
당지역 주민들이 `기피식물''로 여기는 등 불안감이 늘고 있어 당국이 빨
리 관계전문가들과 함께 조사단을 구성해 환경파괴 여부를 밝혀야 한다는
여론이다.
농촌진흥청이 발간한 <한국자생식물>과 <생물도감> 등에 따르면 숙근초
인 미국 자리공은 지난 59년 흑산도에서 전 서울대 농대 이창복 교수에
의해 최초로 발견돼 학계에 보고된 이래 경남 삼천포.진주, 경북 경산
등 전국 곳곳에 고루 분포돼 있으며 농가재배가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대 김은식(39.산림자원) 교수는 "`상륙''으로도 불리워온 `미국자리
공''과 `일반 자리공''은 이뇨제 등 전통 한약재의 원료로 사용되는가 하면
미국에서는 적포도주에 색깔을 내는 데 쓰이는 등 곳곳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는 유용식물"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또 "공단 지역과 일반 토양이 산성화되는 추세에 비춰 산성
토양에서 미국 자리공이 발견됐다고 토양산성화 또는 대기오염과 연관 있
다고 규정하는 것은 비약"이라며 "객관성 있는 검증절차가 필요하다"고 밝
혔다.
이에 대해 서울시립대 이경재(44.환경생태학) 교수는 "미국 자리공은 수
원의 경우 지금까지 정상 토양의 산성도 pH 5.3~5.6보다 높은 pH 4 정도의
강산성 토양에서 집단으로 발견됐다"며 "`미국 자리공''이 토양산성화의 직
접 원인인지는 확증되지 않았지만 다른 식물의 생장에 영향을 주는 것은
분명하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특히 "이런 미국 자리공의 번식.확산 추세는 울산.온산.여천
등에서 뚜렷하다"며 "이는 생태계 파괴의 적신호"라고 주장했다.
한편 수원시 환경관리계장 김병성(44)씨는 "환경처에서 조사한 93년도 대
기오염도 수치 검토와 관련 학자들에게 문의한 결과 아황산가스는 기준치
0.05ppm보다 적은 0.030ppm이고, 먼지는 기준치 150마이크로그램보다 적은
90.8마이크로그램이었다"며 "미국 자리공이 대기오염 및 토양산성화에 직
접 연관성이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환경파괴에 대한 일반 국민들의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은 만큼 당
국이 학계의 이러한 논란에 대해 객관적인 검증을 거쳐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여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