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은 지난달 총통화증가율이 21%를 넘었음에도 실명제의 조기정착을
위해 여유있게 푼 돈을 이달중 무리하게 회수하지 않고 당분간 탄력적인
공급을 지속할 방침이다.

한은은 6일 발표한 "9월통화동향과 10월계획"을 통해 지금과 같은
신축적인 통화공급기조를 바꿀 경우 금리가 뛰어오르고 기업자금사정에도
영향을 미치는 부작용이 예상되는데다 물리적으로도 바꾸기가 어렵다고
밝혔다.

이에따라 한은은 이달중 총통화(M2)증가율을 전년동기대비 22%(평잔기준)
로 높게 설정,2조5천억원정도 공급키로 했다.

한은이 이달 통화목표를 높게 잡음에 따라 당초 정했던 연간 통화억제
목표 17%의 고수는 물건너 갔고 그로인한 물가상승압력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이달의 평균잔액기준 통화공급량 2조5천억원은 작년같은 달의
1조5천억원보다는 1조원정도 많은 규모다.

한은관계자는 "이달중 기업의 자금수요는 25일에 내야할 2조원정도의
부가가치세납부자금외에는 별로 없고 대기업들이 대부분 자금을 미리
확보해 놓고 있어 기업자금사정은 그리 나쁘지 않을것"이라고 말했으나
실명전환의무기한이 지나고 난뒤 예상치못한 변화가 생길수 있어
시장에서 느끼는 분위기는 그리 좋지 않은 편이라고 금융계는 지적하고
있다.

한편 지난달 총통화증가율은 평잔기준으로 전년동기대비 21.4%를
기록,90년5월(22.8%)이후 3년4개월만의 최고 수준에 달했다.

김영대한은자금부장은 "실명제이후 영세소기업에 대한 긴급자금지원을
확대했고 추석자금수요마저 가세한데다 월말이 쉬는 날이어서 통화가
제대로 환수되지 않아 증가율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지난달말의 집중적인 자금공급으로 말잔 기준 통화증가율은 25%로
치솟았다.

부문별 통화공급내용을 보면 말잔기준으로 따져 정부부문에서
1조5천2백85억원,민간부문에서 3조2천6백59억원,해외부문에서
9천3백65억원,기타부문에서 7천1백28억원 공급됐다.

지난달 전국부도율은 0.1%로 전월보다 0.02%포인트 낮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