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공자원부의 간접적인 지원하에 불황카르텔을 추진해 온 국내 유화업체
들은 이경식 부총리가 7일 기자회견을 통해 유화업종의 불황카르텔을
인정치 않겠다고 밝히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크게 반발하고 나섰다.

삼성종합화학,현대석유화학,호남석유화학 등 주요 유화업체들은 아직까지
구체적인 불황카르텔 합의안도 나오지 않은 단계에서 나온 갑작스런 이번
조치는 업계의 불황타개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 업체는 유화제품의 수요가 늘어나고 있긴 하지만 증가율이 극히
미미한데다 제품별 초과공급량이 평균 70% 선에 달해 가격폭락이
어어지면서 심각한 경영위기를 맞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 업체는 경제기획원이 독점규제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을 근거로
유화업종의 불황카르텔을 인정하지 않을 경우, 상공자원부의 행정지도에
따라 공급량을 조절하는 방법이 남아있긴 하지만 행정지도는 강제사항이
아니어서 그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업계가 불황카르텔 신청서를 제출하기도 전에 나온
이부총리의 발언이 부처간 및 기획원 실무자들의 의견이 조율된 정부
전체의 입장인지 아직 파악하기는 어렵지만 업계에 미친 영향력은
결정적이다"고 밝혔다.

불황카르텔은 지속적인 수요감소로 연쇄도산이 우려되는 사양업종에 대해
가격및 수급담합 등의 독과점행위를 일부 인정해주는 제도다.

한편 이부총리는 7일 "유화업계가 어려운 것은 사실이나 사양산업이
아니고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점을 감안,생산량을 자율적으로 줄이는
경우라면 몰라도 불황카르텔은 공식적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