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환LG감독에 비유한다. 홍사장이 일년에도 시즌이 열두번이라고
할만큼 까다로운 품목인 여성실크의류를 생산하면서도 남달리 선이
굵고 자율을 중시하는 경영방식을 고수하고있어서다.
홍사장 자신도 "사후에 질책하는 것보다 직원들이 능력을 한껏 발휘할수
있는 기반을 만드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한다.
클레임을 직접 관리하는데다 완제품만 봐도 어느 공정의 잘못인지 알만큼
실무에 밝지만 그는 좀처럼 직원들을 닦달하지 않는다. 오히려 일부러
서두르지 않고 느긋한 모습을 보인다. 섬유업종은 이직률이 높다지만
동우실크에는 10년넘게 근무한 사원들이 많다. 홍사장이 그만큼 이들의
경험을 믿고 신임해왔다는 얘기다.
"실크야말로 업계에서 "피플비즈니스"라고 부를만큼 사람의 역할이
큽니다. 누에고치를 키우면서 짜증만 내도 원사의 품질이 달라진다고
할 정도니까요. 봉제의 몇분의 일인치 오차나 날염의 미묘한 불량원인까지
개선하려면 자발적인 자세없이는 어렵습니다"
그는 바이어와의 상담에서도 주문한 제품을 라인에 대기시켜 놓고
공장견학을 가자고 한다든지 바이어의 집으로 전화해 사소한 의논을
자주 함으로써 상대방이 동우실크와의 거래에 스스로 애착을 갖게한다.
"70년대에만 해도 "잘해보자"는 주먹구구식 경영이 통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우수한 인력양성이나 품질개선도 기업주가 과감한 설비투자로
뒷받침해 주어야만 가능합니다"
홍사장은 섬유가 3D업종이라는 부정적 인식과 국제경쟁력 약화를
이겨내기 위해서라도 굵직굵직한 투자를 주저하지 않는다. 90년
40억원을 들여 날염공장을 인수한 것이나 지난해 1백만달러를 투자해
혼두라스에 생산법인을 세운데 이어 내년 시화공단에 3천평규모의
공장을 신설키로 한것이 그것이다.
그는 이처럼 이익을 아끼지 않고 회사에 재투자한 결실이 "세계
최고라는 이탈리아에도 뒤지지 않을 제품을 만들겠다"는 직원들의
의지로 나타나길 기대하고 있다.
<글 오현주기자 사진김병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