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공동대표인 김승훈 신부는 13일 "북한 가
톨릭 신자들을 위해 평양에 신부를 파견해 상주시키는 문제를 통일원을
통해 북한 당국과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김 신부는 이날 오후 임진각에서 열린 `파티마성모 발현 76주년 기념미
사'' 집전에 앞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밝히고 "신부의 평양파견 문
제에 대해서는 서울대교구장 겸 평양교구장인 김수환 추기경도 성사되기
를 강력히 희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신부는 "그동안 교황청을 통해 북한쪽과 신부파견 문제를 협의해왔
으나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해왔다"며 "이제 민간정부가 출범하고 남북
관계가 진전된 상황에서 북이 협상상대로 인정하고 있는 정의구현사제단
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될 때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김 신부는 또 "신부파견에 앞서 올해 안에 판문점에서 남북한 천주교
도가 함께 모여 김 추기경의 집전으로 통일을 염원하는 미사를 올리기를
바란다"며 "이른 시일 안에 이를 제안하는 공식서한을 통일원을 통해
북한 당국에 전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 신부는 "판문점 공동미사에 대해서는 북한쪽도 긍정적 자세를 보여
왔으며 지난달 통일원에서도 긍정적인 답변을 해왔다"고 밝혀 공동미사
준비가 상당히 진척돼 있음을 내비쳤다.
김 신부는 "판문점 미사를 올리는 자리에서 김 추기경과 조선천주교위
원회 장재철 위원장이 자연스럽게 만나 신부의 평양파견 문제를 협의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천주교쪽은 지난 80년대 후반부터 교황청을 통해 북한 당국과 신부파견
문제 등에 관한 협상을 해왔으며 지난 89년에는 신부와 수녀가 1명씩 방
북하는 데 합의까지 했으나 북한쪽의 돌연한 입장변화로 이뤄지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