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한때 인양됐던 서해훼리호의 재침몰소식에 누구보다도 가슴아파한
사람들은 아직도 생사가 확인되지 않은 실종자가족들이었다.

18일 군산공설운동장에 남아 있는 실종자 가족들은 "선체내에 남아 있
는 시신이 있을텐데..."라며 안타까워 했다.

희생자 가족들이 많을 때는 1천5백여명이나 몰렸던 군산공설운동장은
시신을 찾은 유족들이 대부분 떠나버려 이제는 실종자 가족 150명 정도만
남아 더더욱 초조해 하는 모습이었다.

이들은 90여구의 시체가 무더기로 인양된 17일과 18일 시신이나나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에 부풀어 시체가 한구한구 실려 들어올 때마다 달
려들어 형체를 알아보기 힘든 시체를 일일히 확인해 주위사람들의 눈시울
을 뜨겁게 했다.

"아버지가 차가운 물속에서 편히 쉬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하며 가슴이
미어집니다"

아버지의 시신을 찾기 위해 9일째 이곳에서 노숙중인 성모군(17.학생.
전북 전주시 효자동)은 아버지의 시신을 찾기 위해 직접 바닷물에 뛰어들
고 싶은 심정"이라며 울먹였다.

실종자 가족들은 당초 자신들이 주장했던 승선자수를 관계당국에서 믿
지 않았으나 시체인양작업이 계속되면서 자신들의 주장이 맞아들어가자
관계당국의 무책임을 비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