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수확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현행 규정상 정부로부터 냉해 등의 피
해보상을 받을 수 없는 1ha(3천평) 이상을 경작하는 농가의 쌀 생산량이
평년수준보다 13~25%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여름철 이상저온으로 말미암아 일부 산간지역은 물론 호남.
영남.경기.충청지방 등 주요 곡창지대마저 냉해피해가 큰 것으로 밝혀졌
다.
이에 따라 농림수산부는 본부요원, 농촌진흥청 직원들로 합동조사반을
구성해 냉해 규모가 큰 지역에 대해 정밀 재조사를 하고 있다.
18일 곡창지대의 농정당국과 경작농민들에 따르면 대부분의 지역이 콤
바인에 의한 벼수확 결과 지난해에 비해 15~25% 적게 소출됐다는 것이다.
만경평야 지대보다 소출량이 많았던 전북 부안군 계화도의 경우 지난해
보다 농가당 평균 13% 안팎이 감수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1만5천평을 경작한 정병만(계화면 창북리 761-14)씨의 경우 이날 현재
80%인 1만2천평의 벼를 수확한 결과 지난해에는 1필지(1천5백평)에서 평
균 60가마(54kg들이)를 생산했으나 올해는 8가마 정도가 적은 52가마밖에
나오지 않았다.
정씨는 "이삭이 팬 뒤 일조량이 워낙 좋아 피해가 전혀 없을 걸로 알
았으나 의외로 소출이 적게 나타났다"며 "여느해와 달리 야간 저온현상
이 계속된 게 감수 요인"이라고 풀이했다.
나주평야지대인 전남 곡성군 옥과면 주산리 박웅두(28)씨 역시 콤바인
으로 벼를 수확한 결과 "평년에는 9백평 1필지에서 평균 65포대(30kg들
이)를 수확했으나 올해는 55포대 정도가 나와 15% 가량이 줄었다"고 말
했다.
충남지역의 대표적인 쌀 주산지인 연기군 동면 동진평야에서 1만2천평
의 벼농사를 지은 김장식(35.동면 내판리)씨도 콤바인 수확결과 1필지(9
백평)에서 30kg짜리로 평균 57포대를 생산하는 데 그쳤다. 김씨는 "평년
에는 9백평 1필지에서 평균 72포대가 나왔는데 올해는 15포대가 적게 소
출돼 25% 정도 줄었다"고 밝혔다.
경기쌀의 3대 주산지 가운데 하나로 꼽혀온 평택평야에서도 수확결과 2
5% 가량이 준 것으로 나타났다. 배상성(42.평택군 오성면 죽2리)씨는 "
이삭 상태가 보기는 좋은데도 막상 탈곡을 해보면 지난해보다 25% 가량
적게 소출된다"며 "지난해에는 50평에 90kg의 벼를 생산했으나 올해는
70~75 밖에 나오지 않는다"고 밝혔다. 강원도와 충북도.경기도 등 일부
산간지대는 대부분이 50%이상의 냉해피해가 발생했다.
한편 피해농민들에 대한 보상과 관련해 농림수산부가 1ha미만의 경지
면적에 50% 이상이 피해면적일 경우만 보상해주는 `풍수해대책법''을 개
정해 그 범위를 넓혀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경제기획원쪽은 예산부족
등을 이유로 반대하고 있어 결과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