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업체들이 결제기간이 90일이 넘는 상업어음을 제대로 할인하지 못해
자금융통에 큰 어려움을 겪고있다.

21일 기협중앙회및 중소업계에 따르면 한은은 작년 5월부터 재할대상 상업
어음을 결제기간 90일까지에서 1백20일까지로 확대운용해 왔으나 이달 1일
부터 이를 90일로 환원시켜 어음할인에 타격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중소기업은 보유어음중 91~1백20일짜리가 전체 어음의 42.7%에 이를 정도
로 큰 비중(기협 2.4분기경영실태조사기준)을 차지하고 있다.

경기도 부천소재 화학업체인 Y사의 경우 보유어음의 절반가량이 1백20일짜
리인데 거래은행에서 할인을 못해 자금난을 겪고 있다.

이 회사는 대기업으로부터 받은 어음은 주로 60일짜리인 반면 중소기업에
서 받은 어음은 대부분 1백20일짜리여서 할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설명
했다.

회사 관계자는 거래은행측이 할인재원도 부족한데다 언제 닥칠지 모를 통
화환수에 대비해야되 재할대상이 아닌 어음은 할인하기 곤란하다고 밝혔다
고 전했다.

인천의 열처리업체인 H사도 지난달까지 은행에서 원활히 해주던 1백20일짜
리 어음의 할인을 이달 들어 중단돼 자금회전이 곤란하다고 설명했다.

회사 자금담당자는 금융기관이 재할대상어음환원조치를 사전에 전혀 업체
에 홍보하지 않은 채 추석연휴가 끝난 직후부터 시행함에 따라 업체들이 자
금운용에 타격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업체들은 특히 금융실명제 여파로 사채시장이 위축된 상태에서 이같은 조
치가 취해져 더욱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소기업중 은행과 거래실적이 좋은 일부업체들은 결제기간이 90일이상인
어음을 11.5%의 비싼 할인료(90일이내는 8.5%)를 물고 할인하는 경우가 있
으나 많은 중소기업들은 할인 자체가 어려운 상태이다.

한편 한은 관계자는 정책금융축소가 신경제 5개년계획의 한 줄기이며 이에
따라 이번조치가 취해졌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