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을 정점으로 3년 내리 곤두박질치고 있는 신발산업이 고가품과 고
유상품 시장개척, 생산라인자동화를 통한 인건비 절감 등으로 다시 살아
나기 위한 몸부림을 치고 있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신발산업 회생을 위해 최근 2천억원의 산업합
리화자금을 앞으로는 <>고유상표 해외시장 개척 <>생산성 향상을 위한 생
산공정 표준화모델 개발 경우에도 지원해 주기로 했으며 전경련은 삼성항
공에 용역을 주어 신발공정자동화시스팀 구축에 직접 발벗고 나섰다. 또
업계에선 신발전문단지 조성을 추진하는 등 정부와 업계 모두 과거의 신
발왕국 명성을 되찾기 위해 부심하고 있다.
후진국 신발업체들의 급속한 추격으로 설자리를 잃어가고 있는 한국 신
발산업이 이처럼 아직 실낱희망을 걸고 있는 이유는 품질과 기술에 자신
이 있기 때문이다.
나이키와 아식스를 주문자상표 부착방식(OEM)으로 수출하고 있는 (주)
세원 김병춘 사장은 "주문사에서 샘플을 제시한 뒤 제조까지 걸리는 시
간(리드타임)이 우리나라의 경우 2개월인 데 반해 동남아국가들은 4~6개
월이 걸린다"며 "아직 한국신발의 명성은 세계 최고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 2~3년간 적절한 투자와 지원이 이뤄진다면 고가품을 중심으
로 회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관리혁신, 생산자동화
노력에 힘입어 잇따라 생산라인을 축소하고 있는 대기업들과는 달리 지난
8월까지 8천5백만달러어치를 수출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의 수출신
장률을 기록했다.
김 사장은 "앞으로 국내에서는 고가품만 생산하고 저가품은 인건비가
싼 해외생산을 추진하는 생산차별화 전략으로 승부를 걸어 볼 계획"이라
고 밝혔다.
우리나라 신발 총 수출의 95%가 OEM 수출이지만 일부 중소업체들은 대
기업들도 엄두를 못내는 고유상표로 선진국 업체들의 틈새시장을 파고들
어 좋은 성과를 얻고 있다.
1개의 생산라인만으로 연간 1천만달러의 수출실적을 올리고 있는 (주)
아그네스가 그 대표적 예다. 이 회사 강상면 사장은 "우리가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중저가의 캐주얼화를 선호하는 중동시장을 집중 공략했기 때
문"이라며 "종합상사 등 대기업의 마키팅 역량이 가세된다면 우리 고유
상품의 해외시장 진출전망이 어둡지만은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업계 관리자들은 신발산업의 돌파구가 쉽게 찾아질 것으로는 보
지않고 있다.
저임금을 기반으로 한 중국.인도네시아.타이 등이 급속도로 세계 중
저가 시장을 잠식해 들어가고 있고, 베트남.파키스탄 등 다른 후발 동남
아국가들의 추격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또 신발 제조공정의 특성상 공
장자동화가 어려운 것도 원가절감을 가로막는 큰 요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