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어제부터 당장 강력한 반격을 가해서 사태를 역전시켜야 한다고
주장한 터이니 펄쩍 뛸수밖에 없었다.

요시노부는 여전히 밝은 표정으로 살짝 미소까지 떠올리며 말했다.

"퇴각 퇴각 하는데,그말은 듣기가 거북하구려. 앞으로 나가는 것만이
전술이 아니잖소. 경우에 따라서는 이보 전진을 위해서 일보 후퇴할수도
있는 일 아니요. 내가 오사카성으로 옮기려는 것은 이대로 이곳에 머물러
있다가는 아무래도 그들의 함정에 빠질것 같아서 그러는 거요" "그들의
함정이라니요?무슨 말씀인지." "사쓰마의 사이고와 오쿠보,그리고 이번
정변의 주모자인 여우 같은 이와쿠라는 우리 군사가 싸움을 걸어오기를
바라고 있소. 알겠어요?그들은 도막전을 획책한 장본인들이잖소. 내가
그것을 알고 선수를 쳐서 대정봉환을 선언했기 때문에 도막전의 구실이
없어지자,이번에 정변을 일으킨 거요. 그들은 어떻게 해서든지 우리 막부
세력을 뿌리째 뽑아버리려고 마음먹고 있소. 아침나절에 찾아온 두 사자의
말에 의하면 사관납지를 조속한 시일내에 이행하라는 어명이 떨어졌다는
거요. 만약 순순히 이행하지 않을 경우에는 강제로라도 이행토록 하겠다지
뭐요. 그게 무슨 뜻이겠소?바로 도막전을 시작하겠다는 의미가 아니고
뭐겠소. 그들은 내심 전쟁을 바라고 있는 거요. 그런데 귀공의 의견대로
반격을 개시하면 그게 그들의 함정에 빠지는 일이 아니고 뭐요. 설령
우리가 반격을 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여기에 이대로 머물러 있다가는 언제
어떤 일이 터질지 알수가 없어요. 격앙된 군사들이 무슨 짓을 저지를지
모르잖소. 그리고 사관납지를 조속히 이행하라고 계속 요구해 올 것이고..
나는 절대로 납지는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것을 분명히 귀공들 앞에
밝혀두오. 그러니까 일단 마음을 놓을수 있는 오사카성으로 옮겨가서
사태를 관망하자는 거요" "관망한 다음에는요?" "그건 그때가서 결정할
일이지,미리 이 자리에서 결정해 놓을 문제가 아니잖소. 안 그래요?"
"음-"
가다모리는 괴로운듯 이맛살을 찌푸리며 두 눈을 감아 버렸다. 그러자
노중(노중)인 이다쿠라가쓰시즈(판창승정)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소생은 쇼군 각하의 말씀이 타당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저.두려운
일이 한가지 있습니다" "두려운 일이라니,무슨 일인데요?"
요시노부의 표정이 약간 굳어지는듯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