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통합의 최종적인 설계를 담은 마스트리히트조약이 마침내 내달 1일을
기해 발효된다. 12개회원국의 복잡한 내부사정으로 당초 예정된 일정보다는
10개월이나 늦은 지각발효이긴 하지만 이 조약의 정식출범은 유럽통합을
향한 역사적인 거보로 평가된다.

주지하는 바와같이 지난 91년12월 EC정상들이 합의한 마스트리히트조약은
유럽이란 통합시장에 단일통화를 도입하고 정치적으로는 공통의 외교 안보
체제를 실현한다는 것으로 돼있다. 이를 위해 늦어도 99년1월까지는 유럽
중앙은행(ECB)창설과 유럽통화단위(ECU)를 공동통화로 하는 통화통합을
실현키로 했다.

정치적 통합은 당초 "연방제"를 목표한다는 표현에서 "유럽연합"으로
변형되긴 했지만 "유럽시민권"조항은 국적을 불문하고 회원국시민은 어디
서든지 선거권과 피선거권을 행사할수 있는 초국가개념을 도입함으로써
"하나의 유럽"을 지향하고 있다.

29일 브뤼셀에서 열린 EC정상들의 특별회의는 말하자면 3년간의 산고끝에
출생한 통합의 신기축에 대한 자축모임이자 아울러 통합구상의 실천을 위한
정치적의지를 내외에 천명한다는 의미를 갖는다.

이번 회의를 통해 EC는 조약의 발효에 앞서 그간 제기된 문제점을 일괄
정리하고 조정했다. 이에따라 경제통화통합을 위한 유럽통화기구(EMI)본부
의 소재지와 총재인선을 매듭지었다.

EMI는 99년1월에 창설될 유럽중앙은행의 과도기구로 2단계 통화통합계획을
추진한다. 중앙은행이외에 환경청 경찰청등 새로운 통합기구도 유럽도시에
안배된다.

어쨌든 마스트리히트조약의 발효는 하나의 유럽을 향한 중요한 전진이다.
그러나 통합의 길은 여전히 요원하다. 작년 환율마찰에서 보아온 것처럼
EC가 진정한 통합에 이르기 까지엔 많은 험난한 이정을 남겨놓고 있다.

유럽의 제회원국간,그리고 지역간에 가로놓여있는 문화의 벽이란 큰 시각
에서 본다면 환율마찰은 아주 작은 벽일수도 있다.

이러한 상호간의 이질과 견제는 유럽의 특수한 역사성에서 비롯되고 있지만
통합을 막는 현실의 벽도 무시할수 없다. EC내부의 남북문제(빈부격차),
각국의 집요한 이기주의, 통합이후에 있을 관료주의에 대한 우려등이 그것
이다. 결국 EC통합은 이러한 내부의 벽을 헐어야 진정한 하나의 동심원세계
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