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PC(개인용 컴퓨터)시장에 불어닥친 가격인하 바람으로 미컴퓨터
시장의 "과점체제"가 굳어지고있다. IBM 애플등 대기업들의 시장점유율은
날로 확대되고 있는 반면 소규모 컴퓨터업체들은 판매 저조로 고사지경에
이르렀다. 이제 대기업의 브랜드(유명상표)PC가 아니면 미시장에서 견뎌
내기 힘들다.

유명 PC메이커의 가격인하 전략이 효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얘기이다.

미국 메사추세츠주 프레밍헴에 본부를 두고있는 시장분석기관인
인터내셔널 데이터사의 통계에 따르면 올해 IBM 애플 컴팩 AST 델등 미5대
컴퓨터업체들의 PC시장점유율은 48.8%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지난해에 비해 약12%포인트나 높아진 것이다. 미국 PC시장의 절반가량을
이들 5대 메이커가 석권하고 있는 것이다.

유명상표 PC 판매가 이처럼 크게 늘어나는 직접적인 원인은 물론 최근
2~3년간 각 업체가 경쟁적으로 단행한 가격인하 조치에 힘입은 것이다.

지난 92년 미컴팩사를 시작으로 가속화된 가격인하 경쟁으로 PC가격은
1년여만에 평균 50%이상 떨어졌다. 제품의 가격인하로 그간 가격경쟁에서
다소 앞섰던 중소업체 PC의 판매여지는 좁아질수 밖에 없었다. 유명상표
PC의 성능은 중소업체가 조립 판매하는 PC보다 성능이 좋고 애프터서비스도
뛰어날수 밖에 없다. 가격상의 큰 차이가 없는데야 굳이 비유명상표 제품
을 살 이유가 없어진 것이다.

이같은 시장상황을 반영,지금 미국컴퓨터 시장에서는 유명상표 PC 품귀
현상이 일고 있다. 유명브랜드 PC를 사기위해 지금 주문하면 3~4개월후
에나 손에 넣을수 있다.

유명업체의 PC시장 점유율이 확대되자 수천개에 달하는 중소업체들이
판매전략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그간 저가공급을 제1의 판매전략으로
삼았던 이들 업체는 신속공급으로 전략을 바꾸었다. 일부업체들은 "주문과
함께 PC를"이라는 판매 광고를 내걸기도 한다.

중소업체들의 시장방어전략에는 그러나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게 미국
컴퓨터업계의 일반적인 분석이다. 유명메이커들의 저가전략과 소비자들의
구매성향이 잘 맞아들어 가고있기 때문이다.

미국 유명 컴퓨터업체의 시장공략에 중소업체들의 주름살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우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