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화페인트(대표 윤희중)가 지난 46년 설립이래 48년째 사용해온 "별표"
상표를 버린다. 이는 보수적인 기업의 대명사로 통하는 삼화의 대변신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보인다.

삼화는 최근 1년반이상 준비해온 CI(기업이미지통일)작업을 마무리,새로운
영문 로고<그림>를 만들었다. 새로운 영문로고가 태어나면서 이 회사는
"별표"상표를 폐기처분키로 했다. 대부분 페인트업체들이 상호보다도
소중히 여기던 표자 돌림의 상표를 삼화가 업계 처음으로 사장시킨 것이다.

삼화는 전국 2백90여개 대리점의 간판을 전부 교체하는등 CI작업을 내년
6월까지 모두 마무리할 방침이다.

삼화는 CI작업과 병행해 기업체질개선에도 적극 나설 예정이라고 밝힌다.
우선 그동안 수동적인 자세로 일관해왔던 영업부문을 활성화시킨다는
방침이다. 이를위해 영업팀의 인원을 대폭 늘리는 한편 대리점관리를
강화할 계획. 이같은 삼화의 변신움직임을 페인트업체들은 업계판도를
바꿔 놓을 수있다며 예의주시하고 있는 분위기이다.

사실 삼화페인트는 올들어 겉으로 드러나는 여러 변화를 겪어왔다.
윤희중사장과 함께 쌍두체제로 삼화를 이끌어 왔던 김복규사장이 지난봄
별세한것이 첫번째 일.

이들 두사람은 지난 46년 삼화를 창업하면서 고 김사장은 영업 및 생산
부문을,윤사장은 회계및 관리부문을 맡아오면서 삼화를 키워왔었다. 그러나
김사장의 타계로 경영권의 향방에 관심이 집중되고있는 것.

김사장이 타개한뒤 윤사장이 곧바로 경영바통을 이어받았지만 대주주였던
김사장의 장남 장연씨(36)가 상무로서 회사경영에 참여하고 있고 김씨
일가가 회사지분의 38%정도를 갖고있어 윤사장이 고령(75)인 점을 고려하면
조만간 경영권 인계가 이루어질 것으로 예측된다.

윤사장의 장남 석영씨(43)도 관리담당상무로 경영에 참여하고 있어 두
집안의 협업체제는 경영권의 향방에 관계없이 2세들에게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삼화는 지난 7월 회사를 공개했다. 또 같은달 창동시대를 마감하고 공장을
경기도 시화공단으로 이전했다. 회사공개도 보수적인 체질의 삼화로선 큰
"사건"이지만 무려 4백20억원을 투자,시화공장을 세운 것은 엄청난 도박을
한 셈이다. 공급물량 부족을 해결하기위해 건설했다는 시화공장은 생산
능력이 종전보다 2배나 늘어난 연간6만t규모. 규모는 커졌으나 이를 위해
투자한 자금을 회수하려면 영업을 강화하지않을수 없는 입장인 것이다.

삼화페인트는 회사내부의 환경변화와 불황의 터널이라는 외부환경을 함께
극복해야할 과제를 안고있는 셈이다.

삼화의 보수적인 기업체질은 반세기동안 건축용도료만을 주로 생산해온
점만 봐도 알 수 있다. 부가가치 높은 공업용 도료쪽으로 품목을 확대해
나가는 것도 숙제라면 숙제이다. 삼화는 곧 시화공장에 부설 기술연구소를
설립,새로운 품목개발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업계는 보수적인 기업체질때문에 그동안 여러차례의 도약계기를 놓친
삼화의 변신 노력이 이번에는 어떻게 결실을 맺을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고있다.

<남궁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