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경서평위원회 선정
저자 : 홍두승 / 구해근 공
출판사 : 다산출판사

강 희 경 < 충북대교수/사회학 >

인간사회가 희소가치가 있는 사회적자원 (물적자원 권력 명예 정보로서의
지식)을 둘러싸고 전개되는 인간불평등으로부터 자유로웠던 적은 한순간도
없었다. 불평등자체가 인간의 역사이기 때문이다. 경험적 현상이 존재하는
한 이론은 굳건한 근거를 확보하는 셈이다. 불평등의 존재는 역사적으로
서로 상치되는 수많은 이론을 만들어 왔으며 또한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불평등의 평가나 완화 (또는 제거) 노력에 이미 가치관이 게재되어 있기
때문이다.

자본주의 시장경제체제에서 표출되는 대표적인 불평등 유형은 계층과
계급이다.

이 두개념은 인식론과 방법론의 측면에서 서로 다른 맥락을 갖고 있지
만 현실적으로는 매우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저자들도 두개념의 엄격
한 구분을 시도하여 한입장에 서기보다는 여러입장의 이론과 연구결과를
균형있게 소개하고 있다.

우리나라사회학은 역사가 깊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현실과 치열하게
대결하는 학문적 전통에 의해 충족되면 충족될수록 소유욕구가 더 커지는
불평등에 관해 많은 연구결과물을 생산하고 있다. 그러나 사회학에 처음
입문하는 학생들이나 일반교양인들에게 이방면에 관한 지적호기심을
충족시켜줄수 있는 연구개설서의 저술활동이 없었던 것은 매우 섭섭한
일이었다. 마침 1980년대 후반부터 시작된 저자들의 노력이 이제야
비로소 결실을 맺은 것은 이런 공백을 충분히 메워줄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3부 12장으로 구성된 이책의 특징으로 우선 눈에띄는 것은 우리자료를
인용하여 불평등현상을 설명하고 있다는 것이다. 종래의 많은 사회과학
저서들이 외국의 이론과 경험적현상을 범세계적으로 타당한 것처럼 제시
함으로써 결과적으로 독자들을 우리의 현실로부터 유리시킨 경우가 많았
는데 이책은 이점에서 좋은 선례가 될 것이다.

이보다 더 중요한 특징은 지금까지 일반사회학개설서에서 흔히 정설
처럼 주장되어온 베버의 이론을 올바르게 시정하고 있는 것이다. 베버
는 가장 기본적인 불평등의 요소로서 권력을 들고 이것이 계급 지위집단
정당(조직)의 세차원으로 표출된다고 주장하는데 대부분의 개설서는 권력
을 정당과 동일시하고 있다(이것은 권력을 한정적으로 정의하는 것이다).
또한 종래의 개설서는 베버의 계급이론을 마르크스의 이론과 극명하게
대비시키는데 분주한데 실은 베버의 계급개념은 마르크스처럼 재산의
소유여부를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내세우는 점에서 큰틀에서 차이점이
없다.

또하나의 특징은 지금까지 학문적으로 사각지대로 남아있던 성별 불
평등의 문제를 중요한 문제로 취급한 것이다. 그러나 많지않은 지면에
적지않은 정보를 담으려고 했기 때문에 각항목에 대한 충분한 설명이
뒤따르지 않고 꼭 다루어야할 주제가 일부 빠진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