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최완수 특파원] "미국은 북한 핵문제의 완전한 해결책의 한 부분
으로 북한에 대한 경수로 방식 원자로 지원문제를 아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으며, 북한과의 대화를 계속하기 위해 미 정부 안에서 내부적 협의를 계
속하고 있다"고 국무부의 마이크 매커리 대변인이 3일 정례 브리핑에서 밝
혔다.
매커리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이례적으로 북한에 대한 경수로
방식 원자로 지원문제를 길게 설명했는데, 미국 정부가 경수로 방식 원자
로 문제를 이처럼 구체적이고 적극적으로 설명한 것은 처음 있는 일로 크
게 주목된다. 특히 매커리 대변인은 이날 "경수로 방식 원자로가 핵확산
금지라는 미국 목표의 많은 부분과 일치하기 때문에 북한이 경수로 원자
로를 갖는 것이 미국에도 아주 중요하다"고 밝힘으로써, 북한 핵문제 해
결에서 경수로 원자로가 결정적인 열쇠가 될 수 있음을 강력히 암시했다.
그는 또 "미국이 러시아와 인도의 북한에 대한 핵기술 판매를 원하지
않으면서 미국 스스로는 북한에 대해 경수로 원자로를 기꺼이 공급하겠다
고 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핵확산금지라는 미국의 목표와 관련하여
경수로 원자로가 가져다주는 이점이 엄청나다"고 밝힘으로써, 경수로 원
자로에 의한 북한 핵문제의 근본적인 해결 가능성을 강하게 내비쳤다.
그는 "미국이 북한에 대해 경수로 방식의 원자로 도입을 지원할 준비
가 되어 있으며, 북한 핵문제의 완전한 해결의 한 부분으로 북한이 경수
로 방식 원자로를 획득할 수 있게 하는 방안도 모색할 준비가 되어 있다
"고 밝힌 2단계 고위회담의 공동성명을 상기시키면서, "북한으로서도
핵확산문제와 관련하여 미국에 커다란 우려를 낳게 하는 흑연감속 방식
원자로보다는 경수로 방식 원자로에 의한 핵개발이 훨씬 유리할 것"이라
고 지적했다.
그런데 북한을 적국으로 규정해 `적국 법''을 적용하여 엄격한 경제제재
를 가하고 있는 미국이 몇십억달러 규모의 경수로 방식 원자로를 지원하
기 위해서는 북한과 미국 사이의 외교관계가 전제되기 때문에, 미국이 이
처럼 경수로 방식 원자로 문제를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있다는 것은 북-미
사이의 외교문제까지도 적극적으로 수용한다는 뜻을 아울러 가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돼 크게 주목되고 있다.
한편 매커리 대변인은 1일 유엔총회에서 발표된 한스 블릭스 국제원자
력기구 사무총장의 보고와 관련하여 "북한의 핵안전조처의 계속성에 대
한 블릭스 사무총장의 우려에 미국은 동의한다"고 밝히면서도, "블릭스
사무총장이 북한에서 핵안전 조처의 계속성이 깨어졌다고 선언하지는 않
았으며, 이는 중요한 대목"이라고 아울러 지적했다.
그는 "미국과 북한이 완전한 외교수립에 대한 논의가 있었느냐"는 질
문에 대해 "이 문제에 대해 구체적인 이야기를 할 수 없다"며 직접적인
답을 피했으나 "쌍무 관계의 상황이 논의 대상이 될 수 있으며, 지금은
아직 그러한 시점에 있지 않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