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경인더스트리연구소 정밀화학연구개발실이 지난 6월 국내 최초로 개
발해 주목을 끌었던 100% 생분해 플래스틱이 실험결과 땅속 등지에서 6개
월 만에 완전 분해된 상태로 4일 처음 공개됐다.
연구개발실은 지난 10월 말부터 충남 공주, 마량, 경남 일광 등 5곳에
파묻은 샘플을 파기 시작해 이날 마지막으로 수원시 장안구 선경인더스트
리연구소 안 흙에 파묻어놓았던 플래스틱을 꺼내본 결과 비닐형태의 플래
스틱은 완전히 분해돼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 또 1회용 면도기, 숟가락
등은 미생물이 두꺼운 플래스틱 표면을 파먹어 들어간 흔적이 뚜렷이 나
타나 연구개발실쪽은 실험이 성공적이라고 평가했다.
`스카이그린''으로 이름 붙여 플래스틱칩 형태로 비닐제품 제조공장 등
에 공급할 생분해성 플래스틱은 땅, 바다, 강물 등에 버린 후 3~5개월(비
닐 형태), 5~6년(1회용 면도기, 볼펜 등) 동안 미생물과 반응해 물과 이
산화탄소로 완전분해돼 자연을 오염시키지 않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일부 사용하는 썩는 비닐주머니는 생붕괴성 수지로 만들
기 때문에 완전히 썩지 않고 절반 이상이 남는다. 또 광분해성 수지로 만
든 농업용 비닐은 빛에 약해 보관상의 문제점을 지니고 있다.
선경쪽이 순수 국내기술로 개발한 스카이그린은 영국과 일본에 이어 세
계에서 세번째다. 선경쪽은 스카이그린이 영국 ICI사가 생산하는 PHB보다
비용이 1/4~1/6밖에 들지 않고 일본의 `비오놀'' 제품보다도 분해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충분히 해외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하고 현재 미국공업표준
협회(ASTM)에 품질검사를 맡겼다고 밝혔다.
환경처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하루에 나오는 쓰레기는 7만5천t
정도이며 연간 총발생량 가운데 1백90만t 정도가 플래스틱 쓰레기로 이중
재활용률은 8~9% 정도에 그치고 나머지는 소각, 매립처리되고 있다. 그러
나 태울 경우 폴리염화비닐(PVC)은 염산, 고무는 아황산가스, 나일론제품
은 아질산가스를 뿜어내는 등 대기오염의 원인이 되며 파묻을 경우 3백~5
백년 이상이나 썩지 않고 땅속에 남게 돼 매립지 안정화의 큰 저해요소가
되고 있다. 또 농촌에서는 땅속에 묻은 비닐이 영양분과 수분의 흐름을
차단해 식물성장을 막는 원인이 돼 `땅이 죽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므로
이 생분해성 플래스틱의 개발과 실험성공은 토양환경오염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