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보험시장에 격변의 파랑이 거세게 일고있다.

대한교육보험과 대한생명의 순위가 뒤바뀌고 흥국과 제일의 4위 쟁탈전이
본격화되는등 생보업계 내부의 위상이 새롭게 설정되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93사업연도 상반기(9월말 현재)중 각사의 보유계약을 보면 교보는 1백19조
4백37억원,대한은 1백20조7천8억원을 각각 기록해 대한이 교보를 앞질러
업계 2위에 랭크됐다. 그동안 수입보험료면에서 대한은 교보를 웃돈적은
많았지만 보유계약고에서 2위를 차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흥국과 제일의 순위다툼도 치열하다. 지난8월말 불과 4백여억원의 차이로
4위자리를 되찾은 제일은 9월에는 다시 흥국에 밀려나는 양상을 보였다.

9월말현재 흥국의 보유계약은 30조8천1백97억원이고 제일은 30조8천1백86
억원이었다.

수치상으로 보아도 두회사의 경합은 백중세를 보인다고 할수있다.

삼성과 동아를 제외한 4개 기존 생보사들의 이같은 순위다툼이 관심을
끄는 것은 비단 수치상에서 나타나는 격차때문만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들 생보사의 경영전략이 상반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교보와
흥국이 조직의 거품을 과감하게 제거해 나가는 철저한 내실경영을 추구하는
반면 대한과 제일은 내실보단 확대에 중점을 두고 있다.

특히 교보와 대한은 서로 정반대의 길을 걷고 있어 업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교보는 지난8월이후 엄청난 조직 대수술을 단행하고 있다.

4만4천여명에 달하던 모집인이 2만5천명선으로 줄었다. 1달새 무려
2만명에 가까운 인원을 털어버린 셈이다.

그결과 교보의 보유계약은 줄고있다.

7월 1백19조5천3백32억원에서 8월에는 1백19조5천8억원으로,9월에는 1백19
조4백37억원으로 계속 떨어졌다.

월평균 3천억원대에 이르던 수입보험료의 규모도 2천5백억원대로 감소
했다. 영업규모의 급격한 감소에도 교보의 내실경영전략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교보의 한관계자는 "올연말까지 거품을 제거하기 위한 과감한
내부정비가 이루어지고 내년부터는 새로운 영업전략을 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의 발걸음은 확연히 다르다.

모집인도 늘어나고 있다. 영업실적도 증가추세다.

7월 1백14조7천1백18억원을 기록한 보유계약은 8월 1백17조5천9백40억원,
9월에는 1백20조7천8억원으로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9월 신계약이
전월대비 10%이상 늘어난 7조4천6백95억원이나 되는등 영업에 강력한
드라이브정책을 걸고 있다는 사실을 알수있다.

이처럼 생보업계에 새로운 기류가 흐르게 된 배경은 크게 두가지 요인이
작용한 탓이다. 첫째 올들어 가시화된 금리인하추세로 생보영업의 패턴이
바뀌게 됐다는 점을 꼽을수 있다. 그동안 생보사의 외형성장을 주도해온
단기금융형상품이 금리인하 추세와 더불어 "팔수록 손해보는"상품으로
바뀌었다. 더욱이 금융실명제의 전격 실시로 수수료까지 얹어주는 변칙
영업행위와 허위작성계약도 어려워졌다.

전반적인 영업행태의 일대전환이 불가피해 진 것이다.

둘째 이같은 여건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각사가 처한 상황이 크게 달라
대응하는 전략도 상이할수 밖에 없다는 점이다. 삼성과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 절치부심하던 교보는 삼성이 중장기시장 공략을 골자로한 내실경영
체제에 들어가자 이에 대응해야할 필요성을 느끼게 됐다. 그러나 이같은
신경영 전략을 구사하기위해선 조직정비라는 선결과제를 우선 풀어야 하는
입장이었다.

반대로 총자산이 아직 3조원 가까이 뒤져있는 대한은 이번 기회에
영업규모를 늘려 확고한 2위자리를 노리겠다는 전략을 펴고 있다고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삼성이 무리하지않는 범위에서 내실경영체제를 구축하는 가운데 교보와
대한은 2위자리,흥국과 제일은 4위자리를 놓고 각각 뜨거운 경합을 벌이는
현재의 생보시장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송재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