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미양요(1871년) 때 강화도에 침입한 미국 해병대에 의해 강탈당해 현
재 미국 애나폴리스 해군사관학교 등에 보관중인 조선군의 대장기(군기)
와 대포.군복 등 국방문화재가 이르면 이달 하순 김영삼 대통령의 미국
방문에 맞춰 우리나라로 돌아올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이미 미국에 있는 국방 문화재를 돌려받기 위해 주미대사관 국
방무관부 등을 통해 미국 당국과 실무협의를 벌이고 있으며, 제25차 한미
연례안보협의회의에 참석하러 우리나라에 온 레스 애스핀 국방장관 등 미
국방부 고위 당국자들과 이 문제에 관해 비공식적으로 협의한 것으로 5일
알려졌다.
국방부는 김영삼 대통령 방미 때 이들 문화재를 되찾아 온다는 목표 아
래 지난 9월 주한 미8군 사령부를 통해 이러한 뜻을 밝히고 극비리에 실
무협의를 벌여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국방부의 한 관계자는 "새 정부 출발 전에도 지난 90년
한두 차례 개인 차원에서 문화재 반환 요청을 한 적이 있으나, 미국 정부
는 등록문화재라는 절차상 이유를 들어 반환을 거절해 왔다"며 "그러나
이번에는 반환 요청이 정부 차원에서 이뤄지는 데다 두 나라 정부가 모두
새로 출범한 만큼 우호 증진을 위해서도 협조가 잘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
"고 말했다.
미국은 지난 80년대에 19세기 미-멕시코 전쟁 당시 멕시코로부터 빼앗
아간 멕시코 군기 등을 친선우호의 표시로 돌려준 적이 있어 한국 국방문
화재 반환도 정치.외교적으로 별 문제가 없을 것으로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정부가 환수를 추진하고 있는 국방문화재는 신미양요 당시 강화도의 요
새인 광성보를 지키던 이재연 장군의 부대 지휘기와 소총, 군복, 대포 등
모두 3백80여점에 이르며, 조선시대 군제 등을 연구하는 데 필수적인 국
방문화재로 평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