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두뇌 정부출연연구소 떠난다] (3) 연구원, 기술장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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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출연연구소의 연구원들은 본연의 임무인 연구보다는 기술장사를 더
잘해야 유능하다는 평가를 받는 것이 우리의 현실입니다"
올해 한국해양연구소를 떠나 지방의 J대학으로 옮긴 김모교수의 체험에서
우러나온 지적이다. 이 말은 출연연구소가 처한 실상의 한 단면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것이 많다.
정부출연연의 재정은 말이 정부 출연이지 1백% 모두 출연되는 것은
아니다. 연구예산의 70%만 정부가 준다. 인건비도 마찬가지다.
나머지 30%는 선임연구원과 책임연구원들이 기업체등 외부로부터
수탁연구를 통해 벌어야 한다. 그래야만 연구수행을 위해 데리고 있는
연구원이나 기능원 위촉연구원등 "연구식솔"들을 벌어먹일 수가 있는
것이다.
화학연구소등 산업계와 밀접한 연관이 있는 연구소는 그래도 괜찮다.
수탁도 많고 그 수탁과제가 대부분 연구원들의 전문분야와 관련된
것들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해양연구소나 표준과학연구원등 기초 연구기관의 경우 사정이
다르다. 자신의 전문과 별 상관없이 단지 돈을 벌기위한 외부 수탁연구를
위해 뛰어야만 한다. 전문분야 연구보다는 수탁연구에 매달리게 되는
경우가 훨씬 더 많은 것이다. 본말이 전도됐다고나 할까.
수탁연구의 내용은 뻔하다. 외국에서 10년전에 수행해 이미 결과가
나와있는 것이 대부분이다. 한마디로 저급기술에 고급인력이 매달리게
되는 것이다. 연구에 흥을 돋울만한 털끝만큼의 요소도 없다. 전혀
창조적인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런 일을 하려고 박사과정까지 밟았나"하는 회의가 생기는 것은
당연하다. 과감히 새로운 연구에 도전하고 싶어도 시간적 제약이 이를
가로막는다는 것이 연구기관을 떠나는 사람들의 변이다.
연구기관의 분위기는 어떤가. 외부프로젝트를 많이 따는 연구원은
유능하다는 식의 평가가 이뤄진다. 결과적으로 연구보다는 기술장사를
잘해야 한다는 심리적 압박감이 많은 연구원들을 억누른다.
"기초 연구소의 경우 순수연구비는 완전히 보장해 주어야만 합니다.
산.학,학.연,산.연등의 공동연구도 좋지만 연구기관의 독자적인 연구도
필요하기 때문입니다"순수연구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김교수의 주장이다.
출연연구소는 이와함께 연구인력부족이 매우 심각하다. 3~4년전부터
방만운영을 막겠다고 인원동결을 강력히 추진해온 정부방침 때문이다.
이에따라 박사연구원은 많은데 이를 도와주는 하부인력이 부족하고 수준도
낮아졌다. 이 문제는 심각한 영향을 주고 있다.
연구란 머리(박사)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다. 고교 전문대 대학졸업자
석사 박사등이 결합돼 이루어지는 종합예술이다. 실력있는 하부인력은
외국유학이나 더 많은 공부를 위해 떠나고 그 자리는 채워지지 않는다.
남는 것은 실력이 뒤처지거나 나이든 사람이 대부분이다.
"연구소에 줄줄이 늘어선 첨단장비를 돌릴 인력이 없는 실정입니다.
회사로 따지면 생산요원이 없는 셈이지요. 당연히 연구효율은 떨어질
수밖에 없지요" 화학연구소를 떠난 성균관대 약대 지옥표교수의 지적이다.
<윤진식기자>
잘해야 유능하다는 평가를 받는 것이 우리의 현실입니다"
올해 한국해양연구소를 떠나 지방의 J대학으로 옮긴 김모교수의 체험에서
우러나온 지적이다. 이 말은 출연연구소가 처한 실상의 한 단면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것이 많다.
정부출연연의 재정은 말이 정부 출연이지 1백% 모두 출연되는 것은
아니다. 연구예산의 70%만 정부가 준다. 인건비도 마찬가지다.
나머지 30%는 선임연구원과 책임연구원들이 기업체등 외부로부터
수탁연구를 통해 벌어야 한다. 그래야만 연구수행을 위해 데리고 있는
연구원이나 기능원 위촉연구원등 "연구식솔"들을 벌어먹일 수가 있는
것이다.
화학연구소등 산업계와 밀접한 연관이 있는 연구소는 그래도 괜찮다.
수탁도 많고 그 수탁과제가 대부분 연구원들의 전문분야와 관련된
것들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해양연구소나 표준과학연구원등 기초 연구기관의 경우 사정이
다르다. 자신의 전문과 별 상관없이 단지 돈을 벌기위한 외부 수탁연구를
위해 뛰어야만 한다. 전문분야 연구보다는 수탁연구에 매달리게 되는
경우가 훨씬 더 많은 것이다. 본말이 전도됐다고나 할까.
수탁연구의 내용은 뻔하다. 외국에서 10년전에 수행해 이미 결과가
나와있는 것이 대부분이다. 한마디로 저급기술에 고급인력이 매달리게
되는 것이다. 연구에 흥을 돋울만한 털끝만큼의 요소도 없다. 전혀
창조적인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런 일을 하려고 박사과정까지 밟았나"하는 회의가 생기는 것은
당연하다. 과감히 새로운 연구에 도전하고 싶어도 시간적 제약이 이를
가로막는다는 것이 연구기관을 떠나는 사람들의 변이다.
연구기관의 분위기는 어떤가. 외부프로젝트를 많이 따는 연구원은
유능하다는 식의 평가가 이뤄진다. 결과적으로 연구보다는 기술장사를
잘해야 한다는 심리적 압박감이 많은 연구원들을 억누른다.
"기초 연구소의 경우 순수연구비는 완전히 보장해 주어야만 합니다.
산.학,학.연,산.연등의 공동연구도 좋지만 연구기관의 독자적인 연구도
필요하기 때문입니다"순수연구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김교수의 주장이다.
출연연구소는 이와함께 연구인력부족이 매우 심각하다. 3~4년전부터
방만운영을 막겠다고 인원동결을 강력히 추진해온 정부방침 때문이다.
이에따라 박사연구원은 많은데 이를 도와주는 하부인력이 부족하고 수준도
낮아졌다. 이 문제는 심각한 영향을 주고 있다.
연구란 머리(박사)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다. 고교 전문대 대학졸업자
석사 박사등이 결합돼 이루어지는 종합예술이다. 실력있는 하부인력은
외국유학이나 더 많은 공부를 위해 떠나고 그 자리는 채워지지 않는다.
남는 것은 실력이 뒤처지거나 나이든 사람이 대부분이다.
"연구소에 줄줄이 늘어선 첨단장비를 돌릴 인력이 없는 실정입니다.
회사로 따지면 생산요원이 없는 셈이지요. 당연히 연구효율은 떨어질
수밖에 없지요" 화학연구소를 떠난 성균관대 약대 지옥표교수의 지적이다.
<윤진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