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신탁은행은 지난 5일 서울지법민사합의 50부로부터 범양상선의
정리계획안을 인가받음에 따라 그 계획을 본격 집행할 방침이다.

이와관련,신탁은행은 우선 오는 2007년까지 14년간에 걸쳐 범양상선의
채무를 상환토록 할 계획이다. 이회사채무는 이자를 포함해 8천억원이며
산업은행에 대한 빚이 5천억원으로 가장많고 신탁은행채권은 9백20억원에
달하고 있다. 이회사의 법정관리인인 한기선신탁은행상무는 "정리계획안의
핵심은 채무상환인 만큼 회사갱생을 위해 최대한 노력하면서 빚을 갚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신탁은행은 정리계획안 대로 고 박건석회장의 유족과 회사측지분 3백25만
주(1백63억원상당)를 소각하고 상황을 봐가면서 그만큼 신주를 발행할
방침이다. 발행규모는 3백40만주로 1백70억원상당이다. 발행시기와 인수자
는 차후 법원의 인가를 얻어 결정할 예정이다.

한상무는 "신주발행시기는 재무구조가 좋아지는 시점"이라고 말하고
"현재의 해운경기는 비교적 괜찮은 편이며 내년경기는 올해와 비슷하나
내후년이후는 더 좋을 것으로 전망된다"며 "범양의 정상화도 낙관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탁은행은 또 범양냉방공업을 공매에 의해 처분하고 채권은행별로 자금을
지원,범양상선이 노후선박을 대체해나가도록 할 방침이다.

회사가 정상화되는 대로 제3자인수를 추진할 것이라는게 업계의 추측이나
신탁은행관계자는 "제3자인수는 나중일인 만큼 우선 경영정상화에 모든
노력을 기울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법원이 인가한 신탁은행의 정리계획안중 고박회장의 아들인 승주씨등
유족과 회사명의 주식을 소각(감자)토록 한게 특징이라고 할수있다. 이는
기업부실에 대한 경영주의 책임을 묻는 취지다. 감자조치는 필요한 경우
할수있도록 회사정리법에 명시되어있다. 그러나 그리 흔한것은 아니다.
감자조치가 비록 법에 규정되어있지만 그동안 법정관리가 기업주에 대한
특혜로 활용된 측면도 없지않은 것에 비추어보면 주목할 만하다.

서울신탁은행은 "회사의 부실이 대표인 박승주씨등의 경영잘못에서 비롯된
면이 커 감자처리를 법원에 요청했었다"고 밝혔다. 감자조치가 실행되면
박씨등 유족의 지분은 총발행주식 7백65만주의 56.1%에서 18.14%로
낮아지게 된다.

박씨는 이번 법원의 감자인가조치에 불복,서울고등법원에 항고할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업계에서는 이번조치가 앞으로 법정관리에 들어간 회사의
정상화와 관련된 감자조치가 일반화될 가능성도 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보고있다.

<고광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