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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자칼럼] 시험없는 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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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스트리아 빈에 율리우스 탄도라는 훌륭한 해부학자가 있었다. 그는
    입이 좀 험하고 비꼬기를 잘 하였으나 아주 공정한 대학교수이기도 했다.

    그는 어느날 해부학에 뛰어나다고 알려진 어느 학생에게 시험을 치게
    했다. 그 교수 역시 그 학생이 공부를 잘하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런데
    학생의 답안은 엉망이었다. 그는 학생에게 말했다. "자네의 오늘 시험
    답안은 엉터리이지만 나는 평소의 자네 실력을 믿고 A를 주겠네"

    그 학생은 뒷날 유명한 소아과교수가 된 오이겐 슈트란스키다. 탄도가
    슈트란스키의 시험답안지에 나타난 결과만 가지고 낙제점수를 주었더라면
    훌륭한 교수가 탄생되지 못했을는지도 모른다.

    교육의 모든 성과와 인간의 능력을 점수위주로 평가하는 사회에 경종을
    울려주는 일화가 아닐수 없다.

    한국사회의 청소년들은 국민학교에서 중.고.대학을 거쳐 사회에
    진출하기까지 시험지옥속에 살고 있다. 시험점수를 잘 따는 것만이 성공에
    이르는 지름길이라는 의식이 사회저변에 자리해 있으니 당연한 결과일수
    밖에 없다. 학교에 다니는 것 자체가 어느 사이에 점수를 잘 따기 위한
    수단이 되어버렸다는 얘기다.

    "교육의 목적은 기계를 만드는데 있지않고 사람을 만드는데 있다"는
    프랑스 사상가 장 자크 루소의 충언이 실종된지 오래다. 구호로는 언제나
    사람만들기 교육을 외쳐 오면서도 "점수 더 받기 기계"를 제조하는
    공장임을 부인할수 없는 현장이 학교라해도 무방하다.

    때마침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시험과 가방이 없는 국민학교가 등장해
    관심을 끌고 있다. 서울 봉은국교다. 올 1학기부터 월말.기말고사를
    없애는 대신 창의력과 사고력을 길러주는 과제물을 내주고 있는가 하면
    휴.폐지 모으기 운동의 수익금으로 사물함을 설치해 어린이들의 어깨를
    홀가분하게 해 주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교육의 결과가 어떻게 될지 지금으로선 미지수이긴 하나 적어도
    이 학교의 어린이들은 시험점수에 좌절하거나 친구에게 경쟁의식을 느끼지
    않아도 될 여건이 마련된 셈이다.

    한국교육의 좌표가 어떤 것이 되어야 하는가를 보여줄 새로운 시험대의
    시도가 꼭 좋은 결실을 맺을 것으로 기대해 마지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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