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의칼] (299) 제2부 대정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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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이 외교 문건은 어떻게 하는 거요?"
오쿠보가 불만이 가득한 그런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
"그대로는 채택이 될 것 같지 않으니,수정을 해서 다시 논의에 부쳐야
되겠죠. 내 생각에는 열번회의라는 말은 빼는 것이 좋을 것 같은데요"
사이고의 말을 야마노우치가 가로막고 나섰다.
"빼다니요. 빼면 안돼요. 앞으로의 정치는 내외의 일 전반을 열번회의에서
논의한다는 그말은 그대로 살려두어야 하오. 그리고 실제로 그렇게 실천을
해야 하고요. 다만 전문에 있는 열번회의를 열어 결의된 사항이라는 말은
수정해야지요. 열번회의를 연 일이 없으니까요"
"수정 못하겠소"
오쿠보는 화를 내듯 내뱉었다. 그러자 사이고가 싱그레 웃으면서 말했다.
"그러면 폐기하는 수밖에 도리가 없지요. 열번회의라는 말에 이의가 제기
되었는데,기안자가 수정을 못하겠다고 하니 말이오. 이러다간 또 그 문제로
끝없는 논쟁이 벌어질 것 같으니 후일로 미루고,요시노부에게 사관납지를
강력히 재촉하는 결의나 하도록 합시다"
"좋아요. 오늘은 그렇게 하도록 하고,외교 문건 관계는 좀더 검토를 한
다음에 다시 논의하기로 하지요"
이와쿠라가 결론을 내리듯 말했다.
유신정권의 탄생 이후로 각료회의는 이와쿠라를 중심으로 운영되어
나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의 말에 정면으로 맞서려는 사람은
이제 아무도 없었다. 말하자면 그의 손아귀 속에 권력이 들어갔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었다. 그가 왕정복고를 이룩한 주모자이니,실질적인
제일인자가 될 수밖에 없었다.
결국 회의는 외교 문건 관계는 후일로 미루고,요시노부에게 사관납지를
강력히 요구하는 사자를 오사카성으로 보내기로 의결하고 끝이 났다. 그
사자에는 전번에 니조성으로 어명을 통고하러갔던 두 사람이 다시 선정
되었다. 마쓰다이라는 말없이 받아들였으나,도쿠가와 요시가쓰는 고사를
하려고 했다. 그러나 일단 맡았던 임무이니 끝까지 책임져야 한다는
이와쿠라의 말에 쓰디쓴 입맛을 다시며 도리없이 또 수락을 했다.
마쓰다이라와 요시가쓰가 오사카성을 찾아간 것은 며칠 뒤의 일이었다.
요시노부는 조정의 사자로서 다시 오사카까지 찾아온 그들 두 사람을 웃음
띤 얼굴로 맞았다. 그러나 속으로는 이녀석들이 또 찾아왔군,하고
슬그머니 긴장을 하고 있었다.
"어쩐 일이요? 이곳까지 나를 찾아오다니,무슨 좋은 기별이라도 있는
모양이죠?"
오쿠보가 불만이 가득한 그런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
"그대로는 채택이 될 것 같지 않으니,수정을 해서 다시 논의에 부쳐야
되겠죠. 내 생각에는 열번회의라는 말은 빼는 것이 좋을 것 같은데요"
사이고의 말을 야마노우치가 가로막고 나섰다.
"빼다니요. 빼면 안돼요. 앞으로의 정치는 내외의 일 전반을 열번회의에서
논의한다는 그말은 그대로 살려두어야 하오. 그리고 실제로 그렇게 실천을
해야 하고요. 다만 전문에 있는 열번회의를 열어 결의된 사항이라는 말은
수정해야지요. 열번회의를 연 일이 없으니까요"
"수정 못하겠소"
오쿠보는 화를 내듯 내뱉었다. 그러자 사이고가 싱그레 웃으면서 말했다.
"그러면 폐기하는 수밖에 도리가 없지요. 열번회의라는 말에 이의가 제기
되었는데,기안자가 수정을 못하겠다고 하니 말이오. 이러다간 또 그 문제로
끝없는 논쟁이 벌어질 것 같으니 후일로 미루고,요시노부에게 사관납지를
강력히 재촉하는 결의나 하도록 합시다"
"좋아요. 오늘은 그렇게 하도록 하고,외교 문건 관계는 좀더 검토를 한
다음에 다시 논의하기로 하지요"
이와쿠라가 결론을 내리듯 말했다.
유신정권의 탄생 이후로 각료회의는 이와쿠라를 중심으로 운영되어
나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의 말에 정면으로 맞서려는 사람은
이제 아무도 없었다. 말하자면 그의 손아귀 속에 권력이 들어갔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었다. 그가 왕정복고를 이룩한 주모자이니,실질적인
제일인자가 될 수밖에 없었다.
결국 회의는 외교 문건 관계는 후일로 미루고,요시노부에게 사관납지를
강력히 요구하는 사자를 오사카성으로 보내기로 의결하고 끝이 났다. 그
사자에는 전번에 니조성으로 어명을 통고하러갔던 두 사람이 다시 선정
되었다. 마쓰다이라는 말없이 받아들였으나,도쿠가와 요시가쓰는 고사를
하려고 했다. 그러나 일단 맡았던 임무이니 끝까지 책임져야 한다는
이와쿠라의 말에 쓰디쓴 입맛을 다시며 도리없이 또 수락을 했다.
마쓰다이라와 요시가쓰가 오사카성을 찾아간 것은 며칠 뒤의 일이었다.
요시노부는 조정의 사자로서 다시 오사카까지 찾아온 그들 두 사람을 웃음
띤 얼굴로 맞았다. 그러나 속으로는 이녀석들이 또 찾아왔군,하고
슬그머니 긴장을 하고 있었다.
"어쩐 일이요? 이곳까지 나를 찾아오다니,무슨 좋은 기별이라도 있는
모양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