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시장은 매년 새로운 일자리와 근로자를 필요로 한다.
노동시장이 원하는 인력은 다양하다. 대학원을 졸업하고 박사학위를
취득한 고급두뇌도 원하고 고등학교를 마친 단순한 기능공도 노동시장이
필요로 하는 핵심적인 인력들이다. 말하자면 노동시장도 여느 시장과 다
름없이 다양한 상품을 필요로 하는 시장인 셈이다.
그러나 노동시장에 신규배출되는 노동인력의 균형은 급격히 무너져 내
리고 있다. 전문대 이상의 고급인력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지면서 공급
과 수요간에 현격한 괴리가 생기고 있다. 일반 상품시장으로 치면 전혀
구색이 맞지 않게 된 셈이다.
노동부와 교육부가 지난 92년도를 기준으로 조사한 노동시장의 신규
전입인구는 48만1천명. 이중 92년도 3월말을 기준하여 배출된 전문대이
상졸업자는 신규 진입인력의 70.6%에 달한다. 또 올해 3월을 기준한 전
문대 이상 졸업자는 35만3천7백39명으로 9월말 현재의 15세이상 신규 노
동인력 50만6천명의 69.9%를 차지하고 있다.
전문대 졸업 이상의 학력을 가진 인력가운데 취업중인 경우가 많은 방
송통신대학 등을 제외하더라도 노동시장에서 전문대학이상의 고등교육을
받은 인력의 비중은 거의 70%선에 육박하고 있다.
이같은 신규인력의 불균형은 자연히 노동시장의 왜곡을 불러 오게 된
다. 제조업이나 중소기업에서 필요로 하는 단순인력은 만성적인 부족현
상을 겪게 되고 엔지니어나 전문인력을 넘쳐 흐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