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나흘간 연13.05~13.1%에서 별다른 변동이 없던 회사채 유통수익률이
17일 연12%대로 떨어진것은 앞으로 실세금리가 하향안정될 것이라는
기관투자가들의 육감을 반영한 것이다.

기본적으로는 시중자금이 풍부하고 주식외에는 별달리 투자할 만한 곳이
없어 기관투자가들이 회사채 매입을 늘림에 따라 유통수익률(회사채 가격
상승)이 떨어졌지만 여기에는 더 떨어질 것(가격 추가 상승)이라는 전망이
깔려 있다.

최근 은행신탁과 증권사의 자금사정이 좋은 편이다. 은행의 신탁계정은
이달들어 15일현재까지 수탁고가 1조1천7백59억원 늘었다. 증권사예탁금도
같은기간 2천6백30억원 증가했다. 자금사정이 양호한 은행신탁의 경우
그동안 회사채와 함께 기업어음(CP)을 주로 샀으나 자금사정이 좋은 기업
들이 어음발행을 줄여 회사채매입으로 자금을 집중시켰다.

실세금리하락이 얼마나 더 진행될지는 현재로선 미지수다. 다만 "오를
이유는 별로 없다"고 (한은망)그러나 금융계에서는 한은보다는 다소
진보적이다. 최소한 연말까지는 현재의 안정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금융연구원에서는 내년에도 회사채 유통수익률이 연12.3~12.8%
수준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관건은 한은의 자세다. 앞으로 통화를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변수인
셈이다. 한은은 서서히 통화를 조이고 있다. 그러나 그속도는 극히
느리다. 금융시장에 충격을 주지않겠다는 방침에서다. 금융기관들은
지금과 같은 통화관리는 자금사정을 걱정할 정도의 강도라고 볼수 없다고
밝힐 정도다. 물가상승을 억제하기위해 통화를 더 빠른 속도로 흡수해야
한다는 지적도 많지만 물흐르듯 관리한다는게 한은 방침이다. 시장에서
당분간 금리의 하향안정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는 것도 이같은 판단에
근거를 두고 있는 듯하다.

회사채 유통수익률이 연12%로 주저앉음에 따라 은행들이 비상에 걸렸다.

금리자유화이후 금리동향은 은행의 수지를 결정짓는 중요변수로 등장했다.
금리예측을 잘못했다간 손해를 볼수도 있다. 개발신탁처럼 고객에게
금리를 약정한상품은 그만큼 수익을 내기가 어려워 은행측에서 수지압박을
받을 공산이 커졌다.

자유여신금리의 조정도 불가피해졌다. 당좌대출금리를 최고 연12.75~13%로
적용하고 있는 은행들은 실세금리가 지금처럼 낮아질 경우 부분적이나마
인하 조정을 할수 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조흥은행이 발빠르게
당좌대출금리를 내린 것에서도 이같은 전망을 해볼 수 있다.

금리안정세는 쉽게 말하면 자금이 풍부하다는 뜻이다. 여유있는 자금
상태만으론 의미가 없다. 이를 시설투자등 생산자금으로 활용하는 정책적인
노력이 시급하다.

<고광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