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 노조가 17일로 쟁의발생신고에 따른 냉각기간을 끝내고
18일 쟁의행위찬반투표에 들어가기로 하자 쌍룡의 노사분규에
자동차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업계가 이처럼 쌍룡에 우려의 눈빛을 보내고 있는 것은 이회사의
노사분규가 장기화될 경우 내년 업계의 노사협상에 큰영향을 미칠 것이
틀림없는데다 쌍룡노조가 임금협상중 해고자복직문제등 단체협상사안을
들고나와 각업체들의 "아킬레스건"을 건드리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선출된 쌍룡노조의 위원장과 집행부 4명이 해고근로자로
종업원이 아니면서도 조합원자격만을 유지한채 임금협상을 주도하고
있다는 점이 업계로서는 여간 껄끄러운 것이 아니다. 만약 노조가
임금협상에서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경우 내년 각업체의 노사협상은
해고근로자 복직문제를 놓고 첨예한 대립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해고근로자가 위원장등 노조간부가 될수 있는 것은 "해고의 효력을 다
투고 있는 자를 근로자가 아닌자로 해석해서는 안된다"는 노동조합법
3조4항에 따른 것이다.

쌍용이 우려하는 노사분규의 여파는 더욱 심각하다.

코란도의 판매가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4년여의 노력 끝에 개발된 신형
지프형자동차 무쏘가 제대로 출시되지 않아 자칫 사세확장의 기회를 놓칠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팽배되고 있다. 무쏘는 현재 1만2천대가 계약된
상태이나 냉각기간중 노조의 잔업및 2교대근무 거부로 하루 50대정도만이
생산되는 실정이다. 그것도 일부근로자들과 관리직사원들이 야간조로
투입돼 만들어지고 있다는 것이 쌍룡측의 설명이다. 특히 자동차생산의
생명인 도장공장에는 근로자들이 야간작업을 완전히 거부, 생산에 큰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따라서 대량해약사태도 빚어질 가능성이 크다.

노동부는 그동안 2차례에 걸쳐 냉각기간중 노조의 잔업및 2교대작업
거부가 불법노동행위라는 사실을 경고했으나 노조는 계속 주간근무만을
유지해오고 있다.

회사측은 노조의 잔업거부로 그동안 2천3백60대, 2백86억원의 생산차질을
빚었으며 수출도 2천4백7대, 2천8백만달러어치의 선적이 지연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스페인 프랑스 독립국가연합(CIS)등으로부터 연말까지
2천2백여대의 주문이 밀려있어 분규가 장기화될 경우 계약취소가
우려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무쏘의 경우 내년3월까지 유럽인증을
마치고 본격수출할 예정이나 생산차질로 국내계약물량도 소화해내기도
어렵게 될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회사측은 무쏘개발을 위해 대규모 투자를 해놓은 협력업체들이 대부분
영세해 노사분규가 장기화될 경우 대량부도사태를 빚을 것을 걱정하고
있다. 이미 이번 사태때문만은 아니지만 실명제실시등의 여파로
연료탱크를 생산하는 서전기업등 2개업체가 부도를 낸 상태이다. 쌍용은
지난 추석 보너스를 둘러싼 노사간 공방으로 생산차질이 빚어지기
시작,이미 납품업체가 1백66억원의 손실을 보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노조는 현재 기본급 8만7천원(16.3%)인상과 상여금 1백%추가를 요구하고
있으나 회사측은 기본급 3만1천5백원(5.5%)인상, 상여금 20만원추가안을
제시하고 있다. 회사측은 이같은 안도 올해 자동차업계에서 가장 높은
인상율이라고 밝혔다. 이밖에 노조는 해고자 원직복귀, 노조전임자
증원, 격주간 5일근무, 휴식및 조합원교육시간 연장, 인사고과제도
폐지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회사 손명원사장은 "무쏘로 회사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해야하는
중요한 시기인데 노사분규의 홍역을 치르는 것이 안타깝기만 하다"며
노조가 쟁의행위에 돌입할경우 곧 정부에 긴급조정권발동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