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이전자는 오후 4시가 되면 생산작업이 중단되고 종업원들이 퇴근
준비를 한다. 조기출퇴근제를 실시해서가 아니고 생산직사원 거의 모두가
야간학교에 다니고 있어서다.

청주시 봉명동 417의 14 청주공단안에 있는 이 회사의 부품조립라인에서
일하는 종업원은 150명. 이들은 모두 여고생으로 청주여상등 인근의
3개학교에 다닌다.

오전 7시40분에 출근,8시부터 근무를 시작하는 이 여학생들은 오후 4시에
근무를 마치면 등교준비를 하느라 또 바빠진다. 4시30분 각 학교로
출발하는 회사버스가 시동을 건채 기다리고 있다.

회사는 등교하기전 학생들에게 칼국수나 비빔밥등 간단한 식사를
제공한다.

무선전화기를 생산해 금성과 현대등에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으로
납품하는 이 회사는 대부분의 지방중소기업들이 심하게 겪고있는
"인력난"이란 걸 모르고 지낸다.

야간학교 여고생을 생산직 종업원으로 모집하므로 구인이 쉬웠다. 또한
이들에게 급여이외에 학비까지 전액지원하고 있어 이직률이 매우 낮다.

스카이전자의 신병묵총무과장은 "결혼을 하기위해 그만두는 사람외에는
이직이 거의 없는 편"이라고 밝힌다.

이 회사는 또 종업원관리방법이 남다른 데가 있다. 월급을 종업원들에게
직접 주지 않는다. 월급을 지급하는 날이면 여고생 종업원의 부모들을
회사로 초청, 월급통장을 바로 건네주며 한사람의 장래를 위해 함께
힘쓰자고 당부한다. 종업원들이 잡비를 부모로부터 타쓰게 하는 것이다.
통장에 돈이 모일 수밖에 없다.

전화기부품조립라인에 근무하는 김효선양(17.청주여상3년)은 "학교공부와
직장생활을 조화시킬 수 있는데다 친구들과 밝은 대화를 나눌 기회가 많아
회사 다니는 자체가 기쁘다"고 말한다.

이 회사의 윤수교사장(50)은 여학생들이 어려운 작업도 마다하지 않고
열심히 일할 때면 고마운 마음이 든다면서 "앞으로 생산직종업원들의
학교생활및 가정생활을 윤택하게 할수 있는 방안을 다각적으로
강구하겠다"고 강조한다.

<이치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