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우리경제가 어떤 모습을 보일것인가에 우려와 기대가 섞여 나타
나고 있는 가운데 민간경제연구소와 경제단체에서 94년 경제전망을 내
놓았다. 각 경제단체는 내년의 경제성장률을 5.5~6.5%로 내다봤고 삼성경제
연구소는 이보다 훨씬 낮은 4.8% 성장에 머물것으로 전망했다.

이같은 경제전망은 정부가 신경제5개년계획에서 제시한 성장률 7.1%와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내년 물가도 민간연구소와 경제단체는 5~6%로
내다보고 있는 반면 신경제계획에서는 4.3%로 전망하고 있어 큰 차이를
나타내고 있다.

경제전망은 문자그대로 전망이기 때문에 차이가 나는 것은 당연하다 할수
있다. 그러나 정부의 전망은 올 경제가 본격적인 회복세로 돌아서고 내년
부터는 지속적인 성장추세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제아래에서 나온 것이다.
따라서 현재의 경제여건으로 보아 정부의 전망은 수정되고 그에 따른 경제
운용도 달라질 가능성은 있다.

그렇다면 문제는 무엇인가. 경제전망치를 수정하는 것으로 문제가 해결
되는 것은 아니다. 한국경제가 풀어가야할 과제는 산적해 있는데 곳곳에
이를 가로막고 있는 복병이 도사리고 있다.

올 3.4분기 성장률이 당초예상보다 높은 6%에 이르게 되자 한국경제가
회복세로 돌아섰다는 성급한 판단까지 나왔다. 그러나 92년 3.4분기와
4.4분기 성장률은 각각 3.3%와 2.8%로 극히 저조했기 때문에 올 3.4분기
성장률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난 것이다.

적정성장률 유지는 바로 실업을 줄여 고용을 증대시켜야 하기 때문에 필요
하다. 우리사회에는 고학력실업자가 날로 늘어나고 있어 "양질"의 노동력
이 사장되고 있다. 내년의 실업률은 올해의 2.8%(연평균 예상치)보다 높은
3.2~3.4%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는데 더욱이 실업자중 전문대이상의
고학력자들이 4분의1을 차지한다는 것이다.

고학력노동력이 한국경제를 한단계 끌어올리는데 필요한 수준의 양질인가
에 대해서는 이론이 없지 않지만 어쨌든 대졸자의 취업이 외면당하고 있는
것은 한국경제가 여전히 단순노동력중심의 인력수급구조에 머물고 있다는
하나의 증거일수 있다. 유능한 인력을 키우고 이들을 적소에 고용,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전략을 장기적으로 펴가야 한다. 여기에는 교육개혁도
물론 포함된다.

이미 물가불안은 올 물가억제선이 무너지는등 우려의 단계를 넘었다.
앞으로 물가를 잡기 위해서는 경제주체의 고통분담의지가 강하게 나타나야
한다. 물가가 흔들리면 노조는 물론 농민 소비자단체등의 압력이 나타날수
밖에 없고 그럴경우 경제운용은 중대한 차질을 빚게 된다.

또 앞으로 납세자의 조세저항이 나타날 것도 예상되고 있다. 금융실명제
실시와 함께 이 문제는 올해에도 이미 나타나고 있다. 열심히 일하고 내야
할 만큼 납세해도 사업을 정상적으로 영위할수 있는 세정을 어떻게 펴나갈
것인가도 당국은 깊이 생각하는바 있어야 한다. 이런 것을 고려하는 것이
바로 경제운용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