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적 피해에 대한 배상인정(위자료지급)추세가 점차 확산되고 있다.
이같은 추세는 그동안 각종 손해배상소송에서 단순히 금전적 물질적
피해만을 인정해오던 관례와는 크게 다른 것으로 앞으로 이해당사자들의
정신적피해 주장을 더욱 쟁점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최근들어 대표적인 정신적 피해 인정판결로는
부당해고근로자의 정신적피해배상을 비롯 법률서비스 잘못에 따른
위자료지급 인정,공사소음.진동에 따른 정신적 고통인정등을 들수 있다.

지난달 12일 대법원 민사1부(주심 배만운 대법관)는 부당해고된 근로자의
정신적 고통도 회사가 배상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근로자 윤기영씨(경기도 안산시 부선동)가 (주)덕신정공(대표
강병희)을상대로 낸 손배소송에서 재판부는 "회사가 원고 윤씨를
몰아내려는 의도하에 해고사유를 만들어 징계를 통해 쫓아낸 경우 해고가
무효임은 물론 윤씨가 입은 정신적 고통도 배상해야 한다"고 밝힌 것이다.

또 서울민사지법 합의41부(재판장 이공현 부장판사)는 12일
유모씨(여.서울 용산구 서빙고동)가 대전변호사회 소속 김모변호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소송에서 "김씨의 불성실한 변론으로 인해 의뢰인인
유씨가 소송과정에서 입은 정신적 피해에 대한 위자료 4백5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승소판결을내렸다.

그동안 불성실 변론에 의한 금전적 피해에 대한 배상판결은 있었으나
정신적 고통까지 인정,위자료지급 판결을 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도 지난 10일 서울 성동구 금호동 1362의1
남창현씨(48)등 22명이 금호동 5-1지구 재개발아파트 공사와
관련,시공회사인 두산건설을 상대로 낸 소음.진동 피해배상
재정신청사건에서 정신적피해액 3천만원을 인정했다.

이번 결정은 위원회가 지난 91년 설립된 이후 각종 소음.진동피해분쟁에서
정신적 피해 배상규모를 산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정신적 피해를
배상대상에서 제외해왔던 입장을 바꾼 것이다.

서울지방변호사회 소속 안상운변호사는 "소송의뢰인들중 상당수가 자신이
입은 정신적 피해를 보상받을 수 없는가에 대한 문의가 늘고있다"며
"앞으로 각종 손해배상소송에서 정신적 피해부분에 대한 원.피고간 논란이
더욱 거세게 일 전망"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