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기관에서 대학으로 일방통행식으로 이뤄진다는 점이다. 그만큼
대학 선호현상이 뿌리깊다는 뜻이다. 물론 기업체 연구소나 창업등을
택한 이직자도 있기는 하나 이경우 일부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지니지는 못한다.
혹자는 "연구인력이 해외로 나가지 않고 국내에 머물러 있기 때문에
이해득실을 따져 뭐가 문제가 되느냐"고 반문한다. 긍정적으로 연구기관의
물갈이로 인한 신진대사가 일어나는게 아니냐는 주장도 제기한다.
그러나 이같은 주장은 이직한 연구원의 대부분이 2-5년정도의, 왕성한
연구의욕을 가져야할 시기의 연구원이 많아 물갈이와는 아무 관련이 없다는
점에서 설득력을 지니지 못한다.
고급두뇌들이 대부분 국내대학으로 옮기기 때문에 해외로 인력이 빠져
나가는 것은 아니지만 이들은 국내 최고의 첨단시설을 갖춘 곳에서 연구를
하던 경험을 대학에서는 살리지 못하고 있다. 대학은 1류라고 꼽히는 곳도
실험실습 기자재가 충분치 못함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특히 지방대학은
시설과 장비는 없이 연구실만 있는 곳도 있다. "그럴듯한 컴퓨터 한대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는 솔직한 고백을 한 이직연구원도 있다.
이직한 많은 연구원들은 "연구는 엄두도 못내고 강의만 한다"고
털어놓기도했다. 한마디로 국가 연구경험의 낭비라는 지적이 나올 수있다.
그럼에도 많은 연구원들이 기회만 있으면 연구소를 떠나려는하는 것은
무엇때문일까. 한마디로 고급두뇌들이 연구기관에서 일할 여건이 안돼
있다는 지적이다. 제대로 대접도 해주지 않으면서 국내경제가 후퇴라도
할라치면 기술개발을 게을리한 때문이라고 그 책임을 연구원들에게 돌리고
있다는 것이다.
과학기술정책은 장기적인 안목에서 수립되고 시행되어야 한다. 당장의
경제를살리는 캄플주사같은 연구로는 세계적인 과학기술전쟁에서 승리할
수없다. 매번 뒷북만 치다가 모방으로 끝나 버리고 우리만의 기술을
확보할 수가 없는 것이다.
각 연구기관이 특성화를 위한 방안을 자율적으로 시행할 여건을
마련해줘야 한다. 장기적인 과학기술투자도 병행해야 함은 말할것도 없다.
연구원들이 과거 KIST에 있다는 것이 프라이드가 됐듯이 연구기관에
근무한다는 것을 자랑으로 내세울수있도록 연구원에 대한 획기적인
처우개선이 필요하다.
일본 최고의 정부출연 기초연구기관인 이화학연구소의 "연구실장"은
동경대교수를 그만두고 온 사람이라고 한다. 봉급수준은 비슷하지만
연구에 자유가 보장되기 때문에 옮겼다는 것이다. 연구비만 봐도 교수는
연간 5백만엔대이지만 연구실장은 8배가 더 많은 4천만엔이 보장된다고
한다.
그러나 국내에서 지금 서울대교수가 KIST연구원으로 오는 경우란 없다.
처음 설립 당시에는 왔었지만.
<윤진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