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자산 실명전환 의무시한(10월 12일)이 지난 뒤 은행권의 저축성 예금
이 자꾸 빠져나가고 있다.
수시로 들락거리는 대표적인 은행 예금인 저축,자유저축,기업자유예금이
지난 20일 현재 실명전환 의무시한 직전인 10월10일에 비해 9천여억원이나
빠져 나갔다.
2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개인이나 기업이 일시적으로 맡기며 차명비율이
높은 편인 저축,자유저축,기업자유예금의 지난 20일 현재 잔고는 32조8천5
백19억원으로 10월 10일(33조7천6백51억원)보다 9천1백32억원이나 줄었다.
특히 자유저축예금의 20일 현재 잔고는 17조7천억원으로 같은기간 6천4백
81억원이 빠져 나갔다.
이들 예금은 10월 초에 가장 많이 들어와 있었으나,3천만원을 넘겨 빼가
도 국세청에 통보되지 않는 10월13일이후 한번에 몇백만~몇천만원씩의 뭉칫
돈이 주로 현금으로 빠져 나가고 있다. 금융계는 실명전환 의무시한이 지나
자 차명으로 실명화한 예금들이 아무래도 더 놓아두기 불안하여 일단 빼가
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실명전환 의무시한까지 꾸준히 늘어나던 저축예금
이 10월 중순부터 빠져 나가기 시작,대형 시중은행에선 4백~5백억원씩 잔고
가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은행권의 금전신탁,양도성예금증서(CD) 예금은 각각 4조
4천6백억원,1조7천7백억원씩 늘어났다.
그러나 이들 예금은 개인의 여유자금 유입이라기보다는 기업들이 돈을 빌
려가지 않아 자금운용이 어려워진 금융기관들이 서로 여유자금밀어내기공방
전을 벌이면서 단자사가 은행권의 CD와 신탁상품을 사들이고있기 때문이다.
한편 자기앞수표의 발행을 의미하는 별단예금 잔고가 20일현재 9조6천억원
으로 10월10일보다 1조원 늘어남으로써 자기앞수표의 이용이 서서히 늘어나
고 있음을 보여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