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26일 지난 3.4분기 국민총생산(GNP)이 전년동기대비 6.5% 증가
했다고 발표했다. 1년동안 계속 전년 수준을 밑돌았던 설비투자도 5.6%증가
로 반전했고 민간소비도 5.8%가 늘어났다.
한은은 이같은 실적에 대해 "제조업을 비롯한 수출증가(10.3%)와 건설업(
8.9%)의 신장에 힘입어 우리경제가 견조한 선장세를 나타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태연경제기획원차관보도 "예상밖의 높은 성장"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예상밖의 높은" 지표에도 불구,국내경기가 불황의 터널을 빠져 상
승국면에 진입했다고 속단하기는 아직 이른 상황이다. 경기를 비교적 밝게
보는 한국개발연구원(좌승희 연구위원)같은 데서도 "판단하기 어렵다"며 신
중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
실제로 경기회복에 확신을 갖기 힘든 어두운 측면이 너무 많다. 우선 올 3.
4분기 성장은 작년 동기성장률(3.3%)이 워낙 낮아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난
것으로 볼수 있다. 또 실명제의 여파로 돈이 많이 풀린데다 거래자료가양성
화되면서 실제보다 높게 성장한 것으로 나타난게 분명하다.
또 실명제의 여파로 통계에 잡히지 않던 지하경제가 양성화되고 이 기간중
돈이 급속하게 풀린점도 성장률을 높인게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이런점을 감안하더라도 경제전문가들은 4.4분기엔 성장률이 다시 낮아져
올 연간 성장률이 5%대를 기록하는데 그칠것으로 보고있다.
성장내용을 뜯어 보면 제조업성장이 5.7%로 전체성장률을 밑돌아 제조업위
중의 건실한 성장이라고 보기에는 미흡하다. 설비투자가 증가세로 돌아섰다
고 해도 일반범용기계부문이 여전히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성장의 견인역할을 해온 민간기업의 설비투자는 아직도 잠에서깨어나지 못
하고 있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