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지천황의 칙유가 내려지자,정부군은 마침내 전쟁에 돌입하게
되었다.
후시미가도 쪽에는 조슈번의 번군이 주력이 되어 도사,게이슈 양번군과
함께 막부군과 대치를 하고 있었고,도바가도 쪽에는 사쓰마 번군이 주력이
되어 종전부터 그곳 요쓰쓰카 관문(관문)을 지키던 소수의
니시오지(서대로)번군과 함께 포진하고 있었다.

칙유가 내려짐과 동시에 정부군에게는 니시키노미하다가 부대마다
하사되었다. 주홍색 비단의 바닥에다가 금빛으로 해와 달을 큼직하게
수놓은 니시키노미하다는 보기에 더없이 멋있고 눈부셨다.

"햐- 기가막히는데." "최고야,최고"천황폐하가 하사하신 깃발인데,최고일
수밖에." "아- 죽고 싶어라. 저 깃발 아래 싸워서 죽으면 더없는 영광이지"
햇빛을 받아 눈부시게 번쩍이는 깃발을 바라보며 군사들은 모두 감격에
겨웠다. 이제 명실공히 황군(황군)이 되었다는 생각에 가슴이 벅차오르며
두근거리기까지 했다.

그리고 막부군을 섬멸하여 왕정복고의 성업을 완수하라는 칙유까지
내려졌다고 하니 군사들은 더욱 흥분했고,사기는 그야말로 충천하였다.
대포가 불을 내뿜고,총성이 울려퍼져 마침내 황군과 막부군,다시말하면
신정부군과 구정부군이 천하의 패권을 판가름하는 일대결전을 전개한 것은
그날 해질 무렵이었다. 도바가도 쪽에서 전쟁의 막은 올랐다.

막부군의 선봉부대가 교토로 진군하려는 것을 황군이 그앞을
가로막았는데,막부군측이 돌파를 강행하려는 기미를 보이자,황군의
부대장인 기리노도시아키(동야리추)가, "그렇다면 도리가 없지. 맛을
보여주는 수밖에."하고 포격 개시의 명령을 내렸던 것이다.

황군 쪽이 먼저 포격을 시작하자,막부군도 서슴없이 응사를 하여,쿵!
쿠쿵! 콰쾅! 쾅! 쿵!. 온통 포성이 산야를 진동시켰다. 포연(포연)이
안개처럼 자욱하게 퍼지는 가운데,빵! 빠빵! 파팡! 팡! 팡!. 요란한
총성도 뒤따랐다.

양군의 포성과 총성이 후시미가도까지 울려가자,그곳의 황군도 즉시
막부군을 공격하기 시작하여 드디어 전면전(전면전)이 전개되었다.
도바가도 쪽에서는 한 시간 가량 맹렬한 포격,총격전이
계속되었는데,황군의 화력이 우세하여 막부군은 일단 퇴각했다. 그리고
야음을 타고 몇차례 황군을 기습했으나 역시 성공을 거두지 못하고,막심한
피해만 입었다.